최근 5년간 항공산업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했다. 앞으로도 20년 동안 신규 항공기 4만1,000대에 조종·정비 인력은 100만명 이상 필요할 것으로 항공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항공사업자가 항공기 1대를 도입하면 조종사와 정비사·승무원 등 일자리 100개가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성장 추세와 전망은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과제를 업계에 던져주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주를 이루는 숙련인력이 점차 은퇴 연령에 이르고 있다는 점도 문제의 시급성을 더한다. 이러한 도전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차세대 전문인력 양성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실천 방안으로 각 회원국에 교육 인프라 확충과 첨단 교육과정 운영을 주문한다.
이에 발맞춰 우리 정부는 조종·정비 인력 양성제도를 확대하고 항공정비(MRO) 전문기업 설립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항공사·훈련기관 등과 ‘조종인력 양성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해 조종사의 꿈을 가진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저소득층에는 장학재단 설립으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항공정비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항공 MRO 사업자를 새롭게 선정함으로써 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오는 2026년까지 일자리 2만여개가 새로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입대체·생산유발 효과까지 더하면 경제적 파급은 수조 원에 이른다. 한국공항공사도 지난해 6월 김포공항에 항공훈련센터를 열어 제트기 비행과정을 운영함으로써 조종인력 양성에 힘을 보태고 있으며 MRO 전문기업 설립에도 공동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글로벌화하고 있는 항공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의 흐름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그동안 국내 항공 종사자들은 글로벌 트렌드와 미래 기술 발전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독일 등 선진국에서 개최되는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7~8일 서울 여의도에서 ‘아시아 항공교육훈련 심포지엄(AAETS)’을 주최했다. 세계 항공 종사자 600명이 한국 항공산업의 발전상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 정보통신 분야의 융합기술이 항공교육 분야에 접목된 최신 기술을 접하는 자리였다. 행사에는 현직 항공분야 종사자뿐 아니라 미래 항공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이 대거 참석해 항공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보는 기회를 가졌다.
항공산업은 최첨단 기술이 종합적으로 융합되고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는 파급효과가 큰 미래산업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항공산업과 항공교육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졌듯이 국내 항공 종사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우수한 조종사·승무원·정비사 등 항공 인재들이 많이 배출돼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좋은 일자리 창출의 길라잡이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재훈 한국공항공사 항공기술훈련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