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직원은 비용 아닌 자산..인적투자가 중장비 국산화 밑거름이죠"

[CEO&STORY]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

26일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시흥=이호재기자.




“고용불안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면 작업 능률이 오르기 마련입니다. 자기 계발을 통해 직원 개개인의 능력이 향상되면 결국 회사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죠. 회사가 직원 복지에 신경 쓰는 건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시화공업단지 안에 자리 잡은 대모엔지니어링 사옥에서 만난 이원해(61·사진) 회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사람 중심 경영’에 앞장서는 전문경영인(CEO)으로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윤 추구라는 주식회사의 존재 이유를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직원들이 행복해야 회사의 매출도 늘어난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를 경영에 실천한 것일 뿐”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신입 초임 4,000만원..청년들 몰려

8년 간 경영혁신 속 성과이익 나누자

불량률 줄고 1인당 매출 3배로 껑충

크러셔·철근 절단기 등 잇단 개발도



대모엔지니어링은 건설 중장비의 손과 팔에 해당하는 ‘어태치먼트(부속장비)’를 만드는 중소기업이다. 건축물의 콘크리트를 부수고 절단하는 크러셔, 바닥을 다지는 콤팩터, 암석·콘크리트 등을 뚫는 브레이커 등을 만든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어태치먼트를 국산화해 현재 5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청년 일자리와 사람 중심 강소기업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겉으로 보면 중장비 전문제조업체에 불과하지만 직원의 처우와 복지를 살펴보면 여느 대기업 못지않다. 신입직원 초임 연봉이 4,000만원(성과급 포함) 수준으로 지난해 채용한 31명 중 절반이 넘는 19명이 청년 인력이다. 중소기업들이 젊은 구직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모엔지니어링만큼은 예외다.

이 회장은 “올해도 사정이 허락하고 좋은 인재들만 찾는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채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모엔지니어링은 현재 본사에 근무하는 100명 안팎의 직원이 모두 정규직이다. 최근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늘릴 효과적인 수단으로 떠오른 ‘성과공유제’도 벌써 10년 전에 도입해 정착시켰다.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직원들이 가져간 평균 성과급은 무려 500%에 달할 정도다.


이 같은 수준의 직원 처우와 복지를 유지하려면 회사 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그는 “직원들을 비용이 아닌 회사의 자산으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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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005년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면서 건설기계 수요가 폭증했어요. 건설 중장비 업체인 우리 회사에는 큰 호재였죠. 하지만 준비가 제대로 안 됐었죠.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부족했고 물류 시스템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물건 대기에 급급했어요. 불량품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주요 바이어들의 불만이 이어졌어요. 이래서는 회사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품질·영업·관리 등 모든 분야에서 경영혁신 활동을 벌이기로 했고 직원들에 대한 투자도 그때부터 시작하게 됐죠.”

26일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시흥=이호재기자.


약 8년에 걸쳐 진행한 경영혁신 활동과 직원에 대한 투자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2004년 17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2년 632억원으로 265%나 증가했고 같은 기간 1인당 매출액은 2억7,000만원에서 7억2,000만원으로 3배 늘었다. 성과를 나누니 품질이 높아지면서 불량률이 줄고 생산량이 늘었다. 이 회장은 “매출이 처음으로 200억원을 넘어선 2006년 당시 영업이익의 일부를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돌려줬더니 눈빛이 달라지더라”면서 “2007년 매출은 전년보다 1.5배인 340억원대로 뛰었다”고 회상했다. 대모엔지니어링은 경기침체 여파로 2013년 62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이 2015년 409억원으로 줄었지만 직원 복지를 줄이는 대신 혁신활동을 통해 성과이익을 나눴다. 덕분에 지난해 474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모엔지니어링이 직원들에게 남다른 대우를 해줄 수 있는 밑바탕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자동차를 폐차시킬 때 사용하는 크러셔를 개발한 데 이어 한 번에 50톤의 압력을 가하는 철근 절단기, 소음이 적은 유압 브레이커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지난해 매출 474억원 중 70%가 해외 수출에서 나왔다. 인도 법인의 경우 현지 굴삭기 제조업체 타타히타치를 고객사로 두며 시장 점유율 1위(30%)를 달리고 있다.

이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 내수에 의존했던 많은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도산했지만 우리는 일찍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면서 “대모엔지니어링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인도·유럽·중국 등 해외 건설 중장비 시장에서 경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신제품·글로벌 마케팅 강화 원년

2030년 세계 3대 어태치먼트社로”



이 회장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도 강조했다. 생산과정 대부분을 협력 업체에 위임하고 디자인·설계· 품질관리에만 주력했다. 기술개발은 주변 대학과 연계를 통해 이뤄냈다. 현재 특허권 및 실용신안권은 53건, 해외등록 특허건 8건, 디자인 및 상표권 17건 등 다양한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스마트팩토리를 도입, 18억원의 비용을 절감한 공로로 2016년에는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이 뽑은 ‘미래를 이끌 존경받는 기업인 12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300억원을 투자해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에 짓고 있는 스마트융합기지가 완공되면 내년 초부터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 공장에는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의 동반 입주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올해를 ‘세계 3대 어태치먼트 회사’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는다. 이 대표는 “신제품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 올해 매출을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5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해 세계 3대 어태치먼트 회사로 도약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안산=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이원해 대표는 △1956년 충북 청주 △1985년 숭실대 전자공학 △1981년 수산중공업 입사 △1989년 대모엔지니어링 설립 △1994년 창업부문 대상(대통령 표창) △2001년 우수자본재 개발 산업포장 수상 △2012년 우수납세자 표창 △2013년 중소기업 유공자포상 철탑산업훈장 수훈 △ 2016년 미래를 이끌 존경받는 기업인 선정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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