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영웅 정현(22·한국체대)과 일본의 자랑 니시코리 게이(29·일본)가 아시아 테니스 간판 자리를 다툰다.
정현은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키비스케인에서 개막하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 오픈(총상금 797만2,535달러) 단식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다. 19번 시드를 받아 2회전(64강)부터 경기한다. 질 시몽(72위·프랑스)-매슈 에브덴(76위·호주)전 승자와 32강 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에는 부상 후유증 탓에 지난주 BNP파리바 오픈을 걸렀던 니시코리도 출전한다. 26번 시드를 받아 역시 부전승으로 1회전을 통과했다. 세계 25위로 아시아 톱랭커였던 니시코리는 지난주 30위로 떨어졌다. 이사이 정현이 BNP파리바 8강을 앞세워 26위에서 23위로 점프, 아시아 넘버원 자리를 빼앗았다.
마이애미 오픈은 BNP파리바와 같은 마스터스1000 시리즈다. 4대 그랜드슬램 바로 다음 등급의 대회. 정현은 마스터스1000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을 8강에서 다시 한 번 경신할 기세다. 또 8강까지 가면 이번에는 세계 3위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니시코리는 2016년 준우승 등 마이애미 오픈과 좋은 기억이 많다. 집과 훈련장도 대회장에서 멀지 않은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이다. 정현과 니시코리는 결승에 진출해야 만날 수 있다. 관전 포인트는 누가 더 높은 곳까지 가느냐다.
지난주 우승·준우승자인 후안 마르틴 델포트로(아르헨티나)와 로저 페더러(스위스)도 그대로 출전한다. ‘빅4’ 중 라파엘 나달·노박 조코비치·앤디 머리가 모두 부상 중인 가운데 델포트로가 페더러의 대항마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델포트로는 “마이애미 오픈도 준비가 돼 있다. 투어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회 중 하나”라며 “나 자신을 계속 놀라게 하고 싶고 (지금의 기세로)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