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 400만주를 처분하면서 삼성그룹은 순환출자 고리가 7개에서 4개로 줄어들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달 28일 대주주가 지주사 대신 직접 지분 매입해 순환출자 해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해소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순환출자는 그룹 내 계열사 간 출자를 통해 지분을 상호소유함으로써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A사→B사→C사→A사’처럼 고리모양의 순환구조를 갖고 있죠. 롯데그룹은 한때 75만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었는데 지속적으로 줄여나가 지금은 모두 해소했습니다.
기업들은 상호출자가 금지된 상태에서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경영권을 확보하고 자본금도 늘릴 수 있어 순환출자를 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자본금 1,000억원을 가진 A그룹이 B사에 500억원을 출자하고 B사는 다시 C사에 300억원을 출자, C사는 다시 A사에 100억원을 출자했다고 하면 A사는 이런 순환출자를 통해 자본금이 1,100억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얻고 B사와 C사에 대한 지배를 확고히 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물론 한 회사가 잘못되면 출자한 다른 계열사까지 부실해지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해소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요.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는 순환출자 연쇄 고리를 이용해 적은 지분으로 오너 일가가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고 일감 몰아주기, 동반부실화 등 우려가 있어 기업들에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예규로 제정된 순환출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기업들이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면 입법을 통해 강제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순환출자를 해소는 분할합병·지분 매각 위한 막대한 재원 소요되고 적대적 M&A로부터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지는 등 어려움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과 주주권익 확대 등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