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제도의 하와이섬(빅 아일랜드) 동단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용암이 분출된 지 5일째가 된 가운데 용암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졌다. 다만 추가 강진 등 지질활동 가능성이 있어 재해가 끝난 것이 아니라며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지신문 호눌룰루 스타어드버타이저는 용암 때문에 대피한 레일라니 에스테이츠 주민들이 집에 잠시 들어가 의약품을 챙기거나 애완동물을 데리고 나올 수 있도록 하와이 카운티 민방위국이 허용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근 도로에는 의약품과 생필품을 가지러 가는 주민들의 차량 행렬이 늘어선 모습이 잡혔다.
그러나 용암이 흘러내리는 속도가 언제 다시 빨라질지 모르는 데다, 추가 강진의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이 지역 주민 1,800여 명은 대피생활을 해야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3일 규모 5.0의 지진과 5일 규모 6.9의 강진 이후 킬라우에아 화산의 모두 열 군데 분화구 균열에서 용암이 흘러나왔다. 지금까지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불에 타거나 파손된 가옥은 모두 36채로 집계됐다. 아직 인명피해나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하와이 화산관측소는 전날 규모 2.0 안팎의 약한 지진 횟수가 31회로 그 전날의 152회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어난 지진은 총 1,000회가 넘는다.
지진 활동이 약해지면서 분화구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용암의 양도 줄었다. 8번째 균열에서는 전날 오후까지 맹렬한 기세로 용암이 끓어 넘쳤으나 지금은 멈춘 상태라고 호놀룰루 스타어드버타이저는 전했다.
하와이 카운티의 해리 킴 시장은 “불행히도 아직 끝은 아니다”면서 주민들에게 지속해서 재난당국의 말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