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지방은행 1분기 선방했지만…집값 하락·중기 경영난·자영업 대출 부실 '3각파고'에 조마조마

1분기 당기순익 15% 늘었지만

지역경제 장기침체 직격탄 우려

"디지털·수도권 영업 확대 주력"

0915A11 지방은행 당기순이익



지역 경제 침체에도 지방은행들의 지난 1·4분기 실적은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지역 부동산 가격 하락에다 장기 침체에 따른 중소기업 경영난 가중, 개인사업자(소호)대출 부실 우려 등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BNK부산·경남, DGB대구, JB전북·광주)은 1·4분기에 15% 성장한 3,6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부산은행이 1,353억원으로 33% 증가한 게 컸고 대구은행은 3.1% 늘어난 955억원이었다. 경남은행은 665억원이지만 2.1% 감소했고 광주은행은 5.3% 증가한 451억원, 전북은행은 172% 증가한 24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깜짝 성장한 것에 비하면 그나마 체면치레한 정도이나 군산과 동남권 등 지역 경제가 장기간 어려움을 겪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의 실적 개선은 금리 상승기 순이자마진(NIM) 상승을 통한 이자수익 증대가 바탕이 됐다. 저원가성예금 증가와 소매대출 증가로 부산은행의 NIM은 전년 동기 대비 0.07%포인트 오른 2.37%를 기록했고 광주은행도 0.07%포인트 상승한 2.40%를 나타냈다.

관련기사



하지만 이 같은 NIM 상승 추세는 지속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지역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커지는 까닭에 지방은행들은 최근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낮춰줬고 금융당국이 포용적 금융을 강조하는 점도 부담이다. 또 지방은행은 원화대출금 증가액의 60% 이상을 중소기업에 써야 한다는 규정으로 인해 금리가 올라갈 경우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방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직 지역 경제가 개선된 상황이 아니어서 조심조심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올해 디지털 분야와 수도권 영업망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지방은행장은 “미리미리 선제적으로 대응해 이번에는 예상보다 크게 실적이 나빠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2~3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실 여신에 대해 매년 조금씩 털어내 이번에는 큰 충격이 없었지만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 자동차나 조선 산업의 타격으로 지역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전북은행의 경우 한국GM 협력업체 관련 여신 익스포저는 127억원으로 절대금액은 크지 않지만 지역 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북은행의 총 여신 중 58%가 전북 지역 대출금이다. 이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지난해 조선·해운업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대손충당금이 급증해 실적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지방은행의 자영업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도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4~2016년 자영업대출 증가율은 지방은행이 연평균 13.0%로 시중은행(11.6%)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말 개인사업자대출 연체 규모는 2,200억원에 육박하며 3년 만에 37%나 증가했다. 연체율은 2017년 0.65%로 2015년 대비 0.17%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지방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소비 위축과 함께 은행 건전성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지방은행들은 수도권 영업 강화 등 대체 수익 발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방은행장은 “지방은행 특성상 부담이 늘더라도 지역 기업에 대한 대출을 축소할 수는 없다”며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등 장기적으로 대체 수익을 찾는 데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