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136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본회의에 사직 안건을 상정해 의결 과정을 거친다. 이에 인천시장에 출마한 박남춘 민주당 의원, 충남지사 후보인 양승조 의원, 경남지사 후보인 김경수 의원, 그리고 경북지사 후보인 이철우 한국당 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사직서 처리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본회의가 열리지 않아도 후보자 등록 시점에 맞춰 사직 처리는 되지만 해당 지역구에서의 보궐 선거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당의 경우 내년 재보궐 선거 전까지 의석수가 현 121석에서 118석으로 줄어든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보궐 선거를 무산시켜 작은 이익을 얻어보자는 얄팍한 술수”라면서 야당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의원 네 명의 사직 처리는 국회의 의무”라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의원으로부터 정치 서비스를 받을 의무가 있고 궐위시 최대한 빨리 충원해야 하는 게 국회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야권도 ‘책임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직서가 제대로 처리 안 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국회의원 없이 앞으로 1년을 보내야 한다”면서 “소중한 참정권을 국회에서 당리당략으로 막았다는 것은 국회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원내 1당 쟁탈전은 앞으로 40여 일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확정된 재보선 지역은 서울 노원병과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광주 서구갑, 울산 북구, 충남 천안갑, 전남 영암·무안·신안 등 모두 7곳이다. ‘여소야대’라는 큰 틀의 국회 지형에는 변화가 없겠지만 재보선 결과에 따른 원내 1당의 변화 여부, 원내 1당과 2당의 의석수 차이 등에 따른 국회 내 역학관계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