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돌변한 北... '뒷배' 시진핑 뭘 주문했나

金에 파격 경제지원 패 내보이며

주한미군 등 건드리라 조언한 듯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 중국 다롄의 휴양지 방추이다오 해안가를 거닐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다롄=신화연합뉴스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 중국 다롄의 휴양지 방추이다오 해안가를 거닐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다롄=신화연합뉴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강경 자세로 급선회하자 지난 7~8일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무엇을 제안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대신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문제를 건드리라고 조언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 변화와 중국의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시진핑 배후론’을 제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를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북한과 대미 무역협상 과정에서 북한과의 연대를 활용하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북한이 중국을 등에 업고 북미 정상회담의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과의 회담을 거친 후 북한의 태도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경제지원이라는 ‘당근’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데 외신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요미우리신문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미국과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면 중국이 (비핵화의) 중간 단계에서도 경제지원을 이행해달라”고 요구했고 시 주석도 “미국과 합의한 비핵화의 구체적 진전이 있으면 중국이 북한을 지원할 명분이 있다”고 화답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박태성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6일 시 주석을 만나 “중국의 경제발전과 개혁개방의 경험을 배우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 없다”며 미국 측에 부정적 반응을 내놓으며 거리를 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관련기사



반면 시 주석은 경제적 지원 대가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전략자산 문제를 제기하라”고 주문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한미군의 영향력 감소는 동북아 세력 확장을 꾀하려는 중국과 체제 보장을 원하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의 진정한 목적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군사훈련에 반발하는 것에서도 미군의 한반도 영향력을 저하겠다는 의도가 비친다”고 분석했다.

한편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미국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단기·중기적으로는 우리가 (한미)동맹에 의존하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장기적으로는 동맹체제에서 일정한 다자안보협력체제 형태로 전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일반적으로 동맹은) 국제관계의 매우 부자연스러운 상태”라며 “내게 있어 최선은 실제로 동맹을 없애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재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