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OPEC 증산 합의했지만...유가 급등

"기대 이하"...상승폭 6개월래 최대

내달부터 하루 100만 배럴 늘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년 7개월 만에 감축 조치를 철회하고 원유 생산량 증가에 합의했지만 국제유가는 6개월 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며 급격히 뛰어올랐다. 증산 규모가 기대 이하라는 평가 속에 증산 합의의 실효성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분간 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OPEC 회원국이 증산에 합의한 데 이어 이날 러시아를 비롯한 비회원 산유국들도 내달 1일부터 하루 100만 배럴 증산에 동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이번 증산 결정을 지지하면서 “하반기에 산유량을 하루 20만배럴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유가는 이번 증산 규모가 기대보다 작다는 실망감에 오히려 급등했다. 지난 2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OPEC 증산 결정 소식에도 배럴당 68.58달러로 전일 대비 4.6%나 치솟았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역시 3.42% 뛰어 75.55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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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이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번 증산이 실제 증산이라기보다는 과도하게 진행돼 온 감산을 억제하는 선에 그치기 때문이다. 산유국들은 지난해 1월부터 하루 18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지만 실제 감산 규모가 280만 배럴에 달한 점을 감안해 이번 합의에서 감산분을 당초 합의대로 엄수하도록 결정했다. 이는 산유량이 하루 100만 배럴 늘어나도 실제로는 지난해 결정한 감산 합의 수준과 같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일부 국가가 산유량을 늘릴 형편이 안 되는 만큼 실제 증산 폭은 하루 6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합의문에 회원·비회원국의 구체적인 증산 규모와 방법이 명시되지 않아 이번 증산 합의의 실효성이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확산되고 있다. SVB에너지인터내셔널의 사라 바크슈리 사장은 “추가 공급 중단과 지정학적 요인이 공급 흐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 부활과 베네수엘라의 경제위기 등 예기치 못한 공급 중단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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