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7월 1일 멕시코 대선·총선]멕시코 역사상 최대 선거판...막강 신흥좌파가 온다

대통령·주지사 등 3,400명 선출

당선 유력 모레나당 오브라도르

압도적 지지율...상·하원도 과반 노려

89년 장기집권 국민행동당 몰락

모레나당 집권 땐 최저임금 인상 등

서민 겨냥 포퓰리즘 정책 거세질 듯

멕시코 좌파 모레나당의 대선후보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시장이 27일(현지시간) 아즈테카 스타디움에서 선거 전 마지막 유세를 하고 있다. 오브라도르 전 시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4%를 기록하며 후보 4명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멕시코시티=AP연합뉴스멕시코 좌파 모레나당의 대선후보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시장이 27일(현지시간) 아즈테카 스타디움에서 선거 전 마지막 유세를 하고 있다. 오브라도르 전 시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4%를 기록하며 후보 4명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멕시코시티=AP연합뉴스




2916A11 멕시코 대선 후보 지지율(16판)


2915A11 멕시코 총선(하원) 정당별 지지율


“대선 승리뿐 아니라 상원과 하원에서도 과반 의석이 필요합니다.”

멕시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선거전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50%가 넘는 지지율로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좌파정당 모레나당(MORENA·국가재건운동)의 후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집회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이같이 호소했다. 자신을 향한 압도적 지지의 기세를 몰아 의회에서도 과반을 확보해 막강한 권력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그의 희망대로 좌파진영은 89년간 장기집권해온 우파정권을 몰아내고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모레나당에 대한 지지율이 급격히 오르면서 상하원 양원에서 모두 제1당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멕시코는 다음달 1일 대통령과 상원 128석, 하원 500석, 멕시코시티시장 등 8개주 주지사,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선거를 동시에 치러 총 3,400여 직위를 선출한다. 선거운동의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레나당은 하원 선거 정당별 지지율 조사에서 41%로 선두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4일 멕시코 경제지 엘피난시에로가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도 모레나당은 44%로 1위를 차지했다. 89년간 장기집권해온 우파 보수 성향 국민행동당(PAN)과 제도혁명당(PRI)은 각각 21%, 19%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모레나당의 지지율은 2월 조사 대비 14%포인트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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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멕시코 의회에서 모레나당의 의석 수는 상원에서 제로, 하원은 47석에 불과하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인용한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모레나당의 예상 획득 의석 수는 상원 46~54석, 하원 136~152석으로 나타나 모두 제1당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들은 하원의 주요 전권이 예산 승인인 만큼 좌파인 모레나당이 정권과 하원을 장악할 경우 재정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다. 모레나당과 오브라도르 후보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정권이 시행한 각종 친시장 개혁이나 민영화 정책을 재검토하거나 되돌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고등교육 접근 확대, 마약과의 전쟁에서 군대 철수 등 서민층을 사로잡기 위한 공약이 주를 이룬다. 유라시아그룹의 정치분석가 카를로스 페테르슨은 “멕시코 정부는 예산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지출계획에 필요한 자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오브라도르는 연금펀드 등 금융 분야에서 유동성을 찾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재정정책은 멕시코 경제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현재 멕시코 경제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페소화 가치 하락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7년 만에 최고 수준인 6.8%를 기록한 물가상승률은 올해 5월 들어 4.5%로 다소 낮아졌지만 휘발유 가격 등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어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다.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는 대선 이후 정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개정 협상의 불확실성, 미국과의 무역갈등 등으로 최근 2017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최악으로 치닫는 멕시코 치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멕시코 사회는 출마 후보의 절반가량이 마약조직의 통제하에 있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로 마약조직에 장악된 상태다. 오브라도르는 무력으로 진압할 수 없을 만큼 커진 마약상들에게 유화책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단속이 아닌 집단사면을 주장한 그에 대한 반발도 있지만 당장의 치안불안을 해소하고 빈곤해소에 힘써야 한다는 입장에 동조하는 시민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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