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코스피 검은 월요일]심리적 지지선 'PBR 1배'도 무너져...당분간 변동성 장세 이어질듯

外人 6월후 1.4조 팔아치워

코스피 14개월來 최저치로

무역분쟁에 중국 증시 위태위태

위안화 약세 부작용 우려

달러강세 해소 시점 지켜봐야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으로 마감된 2일 을지로 KEB하나은행 글로벌마켓영업부 딜러들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추락하고 있는 그래프를 확인하고 있다.  /이호재기자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으로 마감된 2일 을지로 KEB하나은행 글로벌마켓영업부 딜러들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추락하고 있는 그래프를 확인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심리적 지지선이라는 말이 무의미할 정도다. 2,300선이 무너지자 투자자들은 패닉 상태다. 2,300은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으로 PBR 1배는 역사적으로 국내 증시가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도 여간해서는 무너지지 않았던 마지노선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코스피 지수는 펀더멘털이 무너지지 않는 한 PBR 1~1.1배 수준에서 머물러왔다. 지난 5년 사이 코스피 지수가 PBR 1배를 밑돈 사례는 지난 2013년 6월과 하락기였던 2015년 8월~2017년 4월 두 차례다. 외부와 국내 변수에 시장이 좀처럼 반등의 기운을 내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출구가 보이지 않고 이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아시아 증시 전체를 흔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주 52시간 근무 시행 이후 노동지표의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 우려가 코스피 전체로 확산되는 점도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이후 외국인 투자가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71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 대표주인 삼성전자 주식만 1조1,607억원 규모로 순매도하는 등 전반적인 자금 이탈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피는 14개월 만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유가증권에서 이틀 연속 순매수에 나섰지만 선물 시장에서는 코스피200선물 3,442계약을 팔아치우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향후 전망도 어둡다. 원·달러 환율도 다시 1,120원대로 내려갔다.



경제지표도 부정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지수는 전월보다 1%, 설비투자는 3.2% 감소하며 2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기지표, 기업 이익 등 상승 동력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달러 강세가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며 “대외 노출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증시 변동성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도 위태롭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보다 2.52% 내린 2,775.56을 기록하며 2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와 제조업 지표의 부진, 역외 위안화 약세 등이 중국 증시 급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6월 차이신 제조업구매관리자 지수는 51.0으로 예상치보다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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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중 무역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중국 측의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6일 미국의 1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의 출국 등 극적인 화해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아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지해 수출시장에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충격을 만회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금융당국이 과도하게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경우 미중 무역분쟁에 의한 피해는 완화 시킨다 해도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위안화가 약세를 거듭하면 자금의 역외이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국내 유동성 악화, 신용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서는 일부 식음료·유통·패션 등 무역분쟁의 타격이 적은 내수주가 그나마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이마저도 정부 규제로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무역분쟁을 피해 내수 서비스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규제 가능성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최근 필수소비재·유통·통신서비스 등 업종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달러 강세가 약화되는 시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달러 강세가 마무리되면 코스피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까지 코스피가 다시 반등할 때 함께 움직였던 업종은 화학·반도체·기계·정유·조선·증권 등”이라고 지목했다. DB금융투자는 정보기술(IT), 산업재 등을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꼽았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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