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인식이 지난해보다 악화, 23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라이나생명 모기업인 시그나그룹은 23개국에서 조사한 ‘시그나 360˚웰빙지수(이하 웰빙지수)’를 10일 발표했다. 이 지수는 신체건강, 사회관계, 가족, 재정상황, 직장 등 5개 부문 설문을 토대로 산출됐다. 설문조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브라질, 멕시코,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23개국에서 1만4,467명(한국 1,000명)을 대상으로 올해 2∼3월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웰빙지수는 51.7점으로 지난해 53.9점보다 하락했다. 재정상황 인식이 43.4점으로 다른 분야보다 매우 낮았고, 사회관계(51.7점)와 신체건강(52.3점)도 낮은 편이었다.
우리나라 웰빙지수는 23개국 중 가장 낮았다. 22위인 홍콩(56.8점)과 차이가 컸다. 우리나라는 13개국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조사에서도 최하위였다.
웰빙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인도(70.4점)였고, 나이지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65.1점으로 같았다. 멕시코(63.8점)가 4번째로 높았고, 미국과 중국이 63.7점으로 같았다. 영국(59.7점), 싱가포르(59.5점), 남아공(58.9점), 터키(57.3점), 대만(57.2점), 홍콩, 우리나라가 60점 미만의 하위권이었다.
다만 이 지수로 국가별 우위를 따지기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객관적 자료가 아닌 설문을 토대로 한 인식 조사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응답자를 연령대별로 나누면 35∼49세(51.7점), 50세 이상(54.2점), 18∼34세(54.8점) 순으로 나타났다.
시그나그룹은 “30∼40대가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 부담이 커져서 심리적·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모, 자녀, 배우자 돌봄과 재정적 뒷받침 항목에서 긍정적인 응답률이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35∼49세 응답자들은 ‘나이 들어 나를 돌봐줄 사람’을 꼽으라는 질문에 배우자(50%)를 언급하거나 아무도 없다(26%)고 답했다. 자녀는 7%뿐이고 이 밖에 도우미(6%), 의료시설(4%), 친구(3%) 순이다.
스트레스지수(최근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받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는 우리나라가 97%로 23개국(평균 86%) 중 가장 높았다. 스트레스 원인은 일(40%), 돈 문제(33%), 가족(13%) 순으로 나타났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