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영화산업 롱테일 모델 훼손…신성장 전략 마련 시급"

CJ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

OTT 성장세·인구 구조 변화에

신규 관객 발굴 어려워 위기 지속

임대료도↑…입장료 인상 불가피

AI 등 접목 시네마로 불황 극복해야

서정 CJ CGV 대표가 10일 서울 CGV강변에서 열린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넥스트 CGV’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CJ=CGV서정 CJ CGV 대표가 10일 서울 CGV강변에서 열린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넥스트 CGV’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CJ=CGV



“미래 고객은 나오지 않고 사업자간 이합집산만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산업의 롱테일 모델(상위 20%가 시장의 80% 차지)은 훼손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1998년 서울 구의역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CGV 강변이 20주년을 맞은 올해 CJ CGV가 이를 기념, 10일 서울 CGV 강변에서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열었다. 영화산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행사지만 올해 행사의 분위기는 남달랐다. 발표자로 나선 서정 CJ CGV 대표의 입에선 비관론이 쏟아졌다. 가장 큰 위협요소는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산업의 성장. 서 대표는 연간 국내 관객수가 2013년 2억명 돌파 이후 정체에 빠진 이유로 넷플릭스 등 OTT 사업자들의 성장을 꼽았다. 서 대표는 “지난해 기준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의 매출이 321억달러로 글로벌 박스 오피스 매출(406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며 “CGV 역시 OTT 사업 진출이나 제휴를 오랜 기간 검토했으나 CJ 그룹 내 OTT 서비스가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CGV는 영화관 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CJ CGV는 20년 전 오픈한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CGV 강변을 최근 리뉴얼 오픈하면서 국내 최초의 슬로프형 힐링 상영관 ‘씨네&포레’를 처음 선보였다. ‘씨네&포레’는 계단을 없앤 완만한 경사의 슬로프형 바닥에 실내 잔디를 깔고 실제 숲의 산소 농도 수준으로 상영관 환경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제공=CJ CGVCJ CGV는 20년 전 오픈한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CGV 강변을 최근 리뉴얼 오픈하면서 국내 최초의 슬로프형 힐링 상영관 ‘씨네&포레’를 처음 선보였다. ‘씨네&포레’는 계단을 없앤 완만한 경사의 슬로프형 바닥에 실내 잔디를 깔고 실제 숲의 산소 농도 수준으로 상영관 환경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제공=CJ CGV


여기에 저출산·고령화로 소비여력을 갖춘 관객 비중은 줄고 신규 관객 발굴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비관론의 한 축이다. 신규 고객 유입이 줄면서 연간 14회 이상 관람객 비중은 지난해 20.9%로 4년만에 약 8%포인트 증가한 반면 5회 이하 관람객 비중은 39.4%에서 35.7%로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 증가, 신규 사업의 적자 역시 부담 요인이다. 서 대표는 “건물 관리비, 임대료, 인건비 등 세 가지 고정 비용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반면 시장 성장이 더뎌 극장 사업자들로서는 입장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다면 상영시스템인 스크린X, 명동역 시네라이브러리 등 신규사업의 적자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년간 멀티플렉스, 이보다 업그레이드 된 컬처플렉스 모델로 성장을 이어갔던 CGV가 내세운 차세대 성장 전략은 ‘넥스트 CGV’. 서 대표는 “로봇·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통한 스마트 시네마 구현, 스크린X·4DX를 통한 몰입감 혁신, 문화공간 결합을 통한 문화플랫폼 강화를 골자로 ‘넥스트 CGV’를 구현할 것”이라며 “국내에서 검증된 초격차역량을 해외 시장에 이식해 2020년에는 해외 거점을 86%으로 끌어올린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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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는 지난해 7월 오픈한 CGV용산아이파크몰을 통해 성장 모델을 공고히 하고 있다. VR아케이드와 씨네숍 등 문화 공간에 4DX, 스크린X, 아이맥스 등 특별상영관을 총망라한 CGV용산아이파크의 관객수는 올 상반기 잠실 롯데월드시네마, 메가박스 코엑스 등 경쟁사 플래그십 상영관을 크게 앞질렀고 올 한해 360만명의 관객몰이로 명실상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해 오픈한 스포츠테인먼트 공간인 V버스터는 CGV의 다른 엔터테인먼트 공간과 비교해 작년 한 해 2.3배 높은 방문율을 기록했고 씨네샵은 이용객수가 10.8배, 매출은 672% 증가했다. 최근 리뉴얼 오픈한 CGV강변에는 국내 최초의 슬로프형 힐링 상영관 ‘씨네&포레’를 오픈하기도 했다.

4DX, 스크린X 등 특별상영관 사업 역시 본궤도에 올랐다. 4DX는 2016년을 기점으로 흑자전환했고 현재 59개국에서 543개 상영관을 확보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스크린X 역시 글로벌 2위 사업자인 씨네월드와 100개관 오픈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고 마블, 디즈니 등에 이어 워너브라더스와도 ‘아쿠아맨’, ‘샤잠!’ 등 5편의 영화 개봉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CGV는 글로벌 거점 확대를 통해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서 대표는 “1~2위 사업자인 완다와 씨네월드의 공격적인 확장으로 양적 지표로 1위를 거머쥐긴 어렵지만 진출국 인근 시장에 추가로 진출, 2020년까지 1만개 스크린을 확보하며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며 “86%의 거점이 해외에 위치한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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