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우월주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와 남성 우월주의 성향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가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망을 두고 계속해서 조롱글을 올리고 있어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5일 워마드 게시판에는 노 원내대표를 ‘햇님’과 비교하며 노 원내대표를 조롱하는 글들이 수십여 개 올라왔다. 햇님은 한국 최초의 여자 대통령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성별 때문에 탄핵당했다고 주장하며 박 전 대통령을 최고의 대통령이라 한다.
한 이용자는 “한남충들이 얼마나 소심하고 심약한 새가슴인지 알겠다”며 “의심받고 추궁만 받으면 다 죽어버린다. 그새를 못 견디고 그냥 개복치 XX듯 팍팍 XX버린다. 의지도 없고 근성도 없고 궁지에 몰리면 목숨을 내던지는 게 버릇”이라고 비꼬았다.
‘햇님무죄’라는 문패를 달고 “다음 재기할 XX를 고르시오”란 글도 올라와 충격을 줬다. 해당 글에는 유명 남성 정치인들의 사진과 이름이 보기로 제시됐다.
또 다른 이용자는 노 원내대표의 사망을 “오늘의 재기”라고 명명했다. 재기는 지난 2013년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마포대교 아래로 떨어져 숨진 사건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남성의 자살을 비하할 때 쓰인다.
심지어 한 이용자는 “아파트 투신자살=회찬하다”라는 글을 적기도 했다. 해당 글엔 동조 댓글이 20개 넘게 달렸다.
일베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상식 선을 넘어선 글들이 잇따랐다.
한 이용자는 ‘노회찬 XX기념 잔치국수 맛집 모음집’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서울 근처 10곳의 국수집 목록을 첨부했다. 해당 글에는 노 원내대표가 지난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일을 맞아 잔치국수를 먹는 사진도 함께 게시됐다.
또 노 원내대표가 출연하던 시사예능프로그램 ‘썰전’에서 “우리나라에서의 해고는 옥상에서 떨어지는 충격이다”라고 한 장면을 두고 “뇌물죄로 국회의원 해고당하려니까 바로 옥상에서 떨어져 버렸다. 언행일치”라고 조롱했다.
심지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을 거론하며 “덕분에 노노 브라더스 탄생”이라고 쓴 이용자도 있다.
노 원내대표의 공식 페이스북에는 애도의 댓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막말도 포함됐다.
한 이용자는 “누가 너(노 원내대표를 가르키는 말)를 밀었냐”며 “아무튼 이왕 먼저 죽은 김에 영겁의 세월 고생하라. 오늘 너 덕에 많이 웃는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자살 축하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노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오전 9시 38분께 자택인 중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청탁과 관련이 없다’는 내용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이 담겼다.
노 원내대표는 유서에서 “(드루킹 측으로부터)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대가도 없었다”고 남겼다. 이어 “나중에 알았지만, 자발적인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누구를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 부끄럽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권준영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