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스피시장에서 S-Oil 주가는 1.32%(1,500원) 상승한 11만5,5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초 10만2,000원(7월 3일 기준)과 비교하면 한 달 새 13.2%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와 화학 업종 상승률이 극히 미미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S-Oil 주가는 실적이 이끌고 있다.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43% 늘어난 4,026억원, 매출은 29% 늘어난 6조31억원이었다. 지난해 2·4분기 영업익(1,17억원)이 전년대비 81.7%나 급감하는 등 기저효과가 일부 있다고 하지만 정유 부문이 계절적 비수기에도 선방한 것이 비결이다. 상반기 영업익은 6,57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8% 증가했다.
하반기 기대감은 분기 별로 온도 차가 있다. 3·4분기 영업익은 4,000억원 전후로 전년대비 25.4%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영업익이 376%나 늘었던 영향이다. 4·4분기는 영업익이 36%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S-Oil이 올해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전년대비 9%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실적 개선에 더해 10월께 본격 가동될 고도화 설비는 S-Oil을 종합 에너지 화학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해 장기적 실적 개선과 기업 가치를 끌어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RUC는 원유에서 가스, 경질유 등을 추출한 뒤 남은 값싼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과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같은 양의 원유를 투입하면서도 높은 가치의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 원가 절감과 수익성 증대 효과가 있다.
ODC는 RUC 시설에서 생산된 프로필렌을 투입해 연 40만5,000톤의 폴리프로필렌과 연간 30만톤의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할 예정이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탄성이 뛰어나 자동차 범퍼를 비롯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산화프로필렌은 자동차 내장재와 전자제품, 단열재 등에 들어가는 폴리우레탄의 기초 원료다. 이처럼 같은 양의 원유를 투입하면서도 높은 가치의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 원가 절감과 수익성 증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설비는 지난 4월 관련 시설 완공 뒤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고 하반기 상업가동 예정이다.
고도화 시설의 본격 가동으로 S-Oil 사업 포트폴리오는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비정유부문의 비중이 14%에서 19%로, 원유 가격보다 저렴한 중질유 비중은 12%에서 4%로 대폭 줄어든다. 아울러 석유화학 제품 포트폴리오도 현재 71%를 차지하는 파라자일렌이 46%로 줄고 올레핀 제품이 37%로 늘어나는 등 균형 잡힌 구조를 갖추게 된다.
줄어든 배당금도 고도화 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S-Oil은 고도화 시설 투자에 약 4조8,000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2015년 말 기준 8,960억원이었던 순차입금 규모는 2·4분기 말 4조3,390억원으로 급증했다. 순차입금비율 역시 16.6%에서 65.3%까지 증가했다. S-Oil은 올해 중간배당을 지난해(1,200원) 대비 절반 수준인 주당 600원으로 줄였다. S-Oil 관계자는 “RUC·ODC 프로젝트가 완수된 후 수익이 발생하면 주주들과 나눈다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