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시중銀 소상공인 지원 팔걷은 까닭은

당국 '대출 죄되 지원 확대' 압박

경영컨설팅 등 비금융서 뒷받침

131511 시중은행 주요 자영업자 지원 내용



시중은행들이 소상공인 지원에 경쟁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자영업 대출은 옥죄되 지원에 적극 나서라고 압박한 결과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달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소집해 자영업 대출은 늘리지 말고 비금융 지원을 강화하라고 요청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시행 여파로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진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대출은 제한하면서 지원해주라는 요구가 약간 모순적이어서 헷갈린다”고 밝혔다.

일단 은행들은 경영 컨설팅 등 측면 지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히 대출만 하는 게 아니라 컨설팅도 하고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같이 고민해보자는 측면으로 해석했다”면서 “기존에 있는 많은 제도를 잘 모르기도 해 은행이 연결고리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예비창업자와 경영애로를 겪는 기존 사업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경영 컨설팅을 진행하는 ‘KB SOHO 창업지원센터’를 기존 서울 5개소에서 올해 전국 10개소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10일에는 소상공인 경영 안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경영 컨설팅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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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존에 추진했던 ‘성공 두드림 소호사관학교’의 교육·컨설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그간 수도권에 한정됐던 교육·컨설팅 지원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경영 노하우 및 세무·법률 등의 전문 지식교육까지 제공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의 8개 지역 신용보증재단과 특별출연 협약을 맺고 특별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240억원을 출연했으며 올해 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할 예정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자영업의 대출 규모는 더 늘리지 않도록 옥죄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 자금의 용도 외 사용 등에 대한 사후 점검을 대폭 강화해 적발 시 즉각 회수하도록 했고 자영업 중에서 숙박업·부동산임대업·음식점업 등 3개 이상의 관리대상 업종을 선정해 한도관리에 나서게 했다. 그럼에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214조9,287억원으로 올해 들어 12조원이나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경기 둔화에다 최저임금 인상과 금리 상승 등이 겹쳐 자영업자의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비금융 지원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질적으로 운영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대출에 기대 사업을 유지하는 소상공인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불황으로 자영업자의 결제 능력에 문제점이 오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편의점·음식점 등 유사한 가게가 많은 현 구조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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