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마찰로 리라화 폭락 등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새로운 동맹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12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은 흑해 연안 트라브존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번 작전의 목적은 재무로부터 정치까지 모든 영역에서 터키의 항복을 받아내려는 것”이라고 미국을 비판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폭탄’을 안기자 터키 리라화 가치는 장중 20%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다시 비열한 정치적 음모에 직면했다”면서 “알라의 뜻으로 우리는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이다”라고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경제 전쟁’으로 규정하고 항전 의지를 다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는 “터키를 포함해 전 세계를 상대로 경제전쟁을 벌인 나라를 향해, 우리는 새로운 시장으로, 새로운 협력관계로, 새로운 동맹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답할 것”이라며 “누군가 문을 닫으면 다른 누군가는 문을 연다”고 덧붙였다.
터키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소속 어느 나라라도 기꺼이 결별할 것이라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고했다.
이어 “인구 8,100만의 나라와 맺은 전략적 관계와 반세기 동맹을 희생시키는 나라에 우리는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브런슨 목사 장기 구금을 이유로 터키 장관 2명에 제재를 부과했으며, 10일에는 “터키와 관계가 좋지 않다”며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2배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혔다.
1993년 터키에 입국해 2010년 서부 이즈미르에서 교회를 개척한 브런슨 목사는 2016년 10월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행위 혐의로 구속돼 옥살이를 하다 지난달 말부터 가택연금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