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토요워치]"남과 비교하는데 지쳤어요"…SNS 로그아웃

자기과시성 게시물에 상대적 박탈감…페북·트위터 사용자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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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전모(31)씨는 한 달 전 가입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모두 탈퇴했다. 하루에도 몇 건씩 게시물을 올릴 정도로 열심히 관리했지만 갈수록 자존감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아서였다. 전씨는 “언젠가부터 남들이 올리는 휴가, 맛집 탐방 등의 사진을 보면 ‘내 삶은 왜 저렇게 행복하지 못한가’라는 생각에 우울감이 들고 스트레스만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막상 SNS를 접고 나니 홀가분하다”며 “왜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하는지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SNS를 떠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자기과시성 게시물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범람하는 광고, 가짜 뉴스 등에 지쳐버린 탓이다. SNS보다 유튜브 같은 영상 서비스가 대세로 떠오른 것도 한몫을 했다. 이에 따라 SNS와 함께 성장했던 SNS 인플루언서들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의 2·4분기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24%나 폭락했다. 이용자 수 정체로 매출액이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틀 후 실적을 발표한 트위터도 이용자 수가 감소하며 주가가 급락했다. SNS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두 기업의 성장세가 한계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광고 플랫폼 전문기업 DMC미디어의 ‘2018 소셜미디어 이용행태 및 광고 접촉태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페이스북 가입률은 85.5%로 지난해보다 3.3%포인트 하락했다. 가입률뿐 아니라 이용시간도 줄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페이스북 앱 사용시간은 지난해 1월 66억분에서 올해 7월 40억분으로 급감했다. 카카오가 만든 ‘카카오스토리’는 같은 기간 11억분에서 7억분, 네이버가 만든 ‘밴드’는 20억분에서 18억분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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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떠나는 주된 이유는 높은 피로도다. 본인이 즐기려 이용하는 SNS인데 정작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달 21일 벼룩시장구인구직이 SNS를 사용하는 직장인 5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56.3%의 응답자가 SNS를 통해 피로를 느낀다고 답했다. ‘SNS 관리에 많은 시간을 쏟게 돼서’라는 응답자가 38.9%로 가장 많았으며 ‘광고·마케팅이 너무 많아서’라는 응답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돼서’라는 응답의 비율이 각각 18.7%와 15.1%로 높게 나타났다.

SNS 사용시간이 줄면서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더구나 SNS 인플루언서들이 지명도를 이용해 기업 마케팅, 쇼핑몰 등에 뛰어들면서 불신감도 커지고 있다. 관광업계의 한 온라인 홍보담당자는 “SNS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SNS를 활용한 홍보의 비중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SNS 사용자가 감소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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