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이 몰아친 제주도에 기록적인 강풍이 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2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한라산 윗세오름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서 이날 오전 4시 25분경 최대순간풍속 초속 62m가 기록됐다.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최대순간풍속 최고치는 초속 60m로, 태풍 ‘매미’가 내습한 2003년 9월 12일 제주와 고산 지점에서 기록됐다.
이번에 관측된 초속 62m는 기상관서가 아닌 AWS 측정값이라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강풍의 위력이 회자되는 태풍 매미의 기록을 넘어선 만큼 태풍이 육지에 상륙할 경우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물을 쏟아붓는 것 같다’고 할 만큼 엄청난 비도 쏟아지고 있다. 빗줄기가 강한 데다가 태풍의 진행 속도가 느려 제주도 부근에 예상보다 오래 머무르면서 강수시간도 상당히 길어졌다.
이날 제주(제주지방기상청) 지점의 일일강수량은 오후 2시 기준 262.8㎜다. 1923년 관측 시작 이래 5번째로 많은 양이며, 8월 일일강수량 기록으로는 역대 3위다.
제주에서 역대 일일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것은 제주에 큰 피해를 남긴 2007년 태풍 ‘나리’ 때다. 2007년 9월 12일 하루에만 제주에 420㎜의 폭우가 쏟아져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제주도에 100∼200㎜, 산지 등 많은 곳은 300㎜가 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한라산에는 이틀간 최고 1천㎜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한라산 지점별 강수량은 사제비 1천7㎜, 윗세오름 920.5㎜, 삼각봉 793㎜, 영실 654㎜ 등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