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시리아 내전 마지막 전투 '카운트다운'

러, 반군 거점 이들립주 공습 재개

美까지 참여땐 대규모 참사 우려

첫날에만 어린이 등 17명 숨져

터키·러·이란 회담 차질 불가피

4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반군 거점인 이들립주 지역에서 한 주민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다마스쿠스=AFP연합뉴스4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반군 거점인 이들립주 지역에서 한 주민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다마스쿠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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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4일(현지시간) 미국과 터키의 반대에도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이들립주(州)에 대한 공습을 재개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7년 넘게 이어진 시리아 내전에 깊이 개입한 러시아와 이란·터키는 7일 정상회담을 열어 시리아 사태 종식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공습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약 300만명이 살고 있는 이들립 지역에 대한 이번 공습이 미국까지 참여하는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대규모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이날 러시아 공군이 시리아 이들립주의 반군조직을 공습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러시아 전투기 3대가 20차례 폭격했다”며 공습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들립은 알레포· 홈스·동구타를 정부군에 내준 시리아 반군의 최후 거점이다. ‘급진’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약 60%를 통제하며 친(親)터키계 반군 조직이 약 30%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는 일대를 수시로 공습하다 지난달 중순에 공격을 멈췄다. 다만 최근 시리아 정부군은 간헐적 공격을 하며 탈환을 준비해왔다. 이달 들어서는 러시아와 이란 외교장관들도 “이들립 군사작전은 테러범 소탕을 위한 것”이라며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에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의 공습 재개로 7일 러시아와 이란·터키 3개국이 협상을 통해 군사적 충돌을 피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기대는 오히려 시리아에서 최후의 결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는 350만명이 사는 이들립에서 충돌이 일어날 경우 큰 비극이 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공습 첫날에만도 이미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총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의 공습 재개로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수십만명이 살해될 수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하지 말라”는 글을 올려 이들립 군사작전을 비판했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좁은 견해’라고 비판하며 “이들립에는 또 다른 테러리즘의 둥지가 만들어졌다. 당연히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군사적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피력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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