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다. 백악관이 2차 정상회담에 긍정적이며 이미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혀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정상회담에 이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받았다”며 “친서의 주요 목적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고 일정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동의하지 않는 한 친서 내용 전체를 공개하진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에 열려있으며 이미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해, 북미가 2차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음을 알렸다.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계기로 정상회담이 성사돼 북미가 다시 한 번 ‘톱다운’ 방식의 외교를 재가동할 경우, 교착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서를 “매우 따뜻하고 긍정적인 편지”, “우리가 만들고 싶어하는 북미관계 진전의 추가적인 증거”라고 말한 샌더스 대변인은 북한이 “대화와 진전을 지속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샌더스 대변인은 2차 정상회담이 워싱턴DC에서 열릴 가능성에 대해선 “자세한 사항이 있으면 알려주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우리는 뭔가 일어나길 원하며, 이미 실현되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차 정상회담을 얼마나 일찍 개최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른다”면서 “2차 회담을 위한 대화는 지금 진행 중이고, 세부사항이 나오면 꼭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정상회담을 해도 두 정상이 헤어진 후에는 일이 잘 안 풀려서 다시 정상회담 일정을 잡아야 하는 식’이라는 한 기자의 지적에 “북한이 선의의 표시를 보이기 위해 취한 조치들을 고려했을 때 ‘잘 안 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하면서 ‘비핵화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는 말에는 “맞다”고 확인하면서도 “그러나 다른 조치들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는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에서 추가 조치가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그는 “두 정상이 마주 앉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데, 특히 거의 모든 결정을 하는 김 위원장은 분명히 카운터파트인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고 싶을 것”이라며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진전을 이루고 있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백악관은 북한의 9·9절 열병식에 대해 “북한이 처음으로 핵무기를 강조하지 않은 열병식을 했다”면서 “신뢰의 표시”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샌더스 대변인은 “열병식은 핵무기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그의 정책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는 미·인도 국무-국방 장관 회담 등을 위해 인도, 파키스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가 오고 있다”며 “긍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