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두번째 기회' 오는 코스닥

바이오 회계이슈 상당 부분 불식

미중 무역분쟁 피난처로도 부상

外人 코스피 대신 코스닥 눈길 속

엔터·콘텐츠 등 성장세도 가팔라

공매도 대책 등이 지속상승 관건

올해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본 코스닥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지난 1월말 932.01로 사상 최고로 치솟았던 코스닥이 7월 743까지 추락한 뒤 슬금슬금 오르면서 830선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제약·바이오의 덜미를 잡았던 회계 논란이 상당 부분 불식됐고, 미중 무역분쟁의 피난처로 인식되는 등 다양한 요인이 맞아 떨어지며 코스피와 달리 안정적인 상승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초 코스닥 활성화 방안같은 단기부양책이 상승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다시한번 코스닥 부활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닥 지수는 834.91로 지난 6월26일(831.40) 이후 거의 3개월 만에 830선을 되찾았다. 지난달 31일부터 2.19% 상승했는데, 미·중 무역분쟁과 업황 고점 논란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부진 여파로 같은 기간 0.19% 내린 코스피와 대조된다.

최근 코스닥 상승세를 두고 증권가에선 안정적인 상승세를 점치는 의견들이 많다. 우선 급등락하며 코스닥시장을 위태롭게 했던 제약·바이오주의 ‘불안한 주도’가 전보다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연구·개발(R&D) 비용의 회계 처리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전향적인 변화로, 적어도 개별 종목 악재로 바이오 전체가 휘청이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주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멈춘 상황”이라며 “앞으로 악재보다 기술 수출, 해외 보건당국 승인 등 호재에 더 민감한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인 미중 무역분쟁은 수출과 무관한 제약·바이오에 상대적으로 호재라는 중론이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제약을 58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을 1조3,158억원 팔아치운 것과 대비된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이 부정적 보고서 탓에 반도체주가 주춤한 사이 외인의 관심이 바이오에 쏠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239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코스닥에서는 7,654억원을 사들였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 강세 흐름이 한 풀 꺾이며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기대되나 최근 외국인은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순매도하고 있다”며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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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가총액 1조원 고지에 오른 에스엠과 JYP Ent.같은 엔터와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의 미디어·콘텐츠처럼 제약·바이오의 대체 자원이 될 수 있을만한 업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점도 코스닥에 유리한 상황이다.

관건은 꾸준한 오름세를 지킬 수 있느냐다. 코스닥이 코스피에 비해 여전히 크게 저평가를 받는 만큼 어렵게 맞아 떨어진 톱니바퀴가 언제든 빠질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특히 큰 손 공매도에 의해 코스닥이 언제든 교란될 수 있다며 관련 정책의 보완을 요구한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 우량 기업군을 따로 떼어내 통합 주가지수나 프리미엄 지수 편입 자격을 주는 등 별도의 혜택을 주는 것도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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