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①원전 4기 분량이라지만...실제 발전량 따지면 0.6기 불과

<새만금에 대규모 태양광·풍력발전 건설...'3가지 논란'>

②건설비용만 10조에 보조금 13조...배보다 배꼽 더 커

③20년 뒤 폐기물 문제부터 지역반발까지 '난제' 산적

정부가 2022년까지 전북 새만금 일대에 원전 4기가(4GW) 규모의 태양광·풍력 발전 단지를 조성할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은 △여의도 10배 이상의 면적에 원전 4기 규모의 설비를 구축하지만 실제 발전효율은 원전 1기의 60%에 불과하고 △분산전원인 태양광을 3~4GW 규모로 집적해 발전하면 송·배전망 문제 등 약점만 부각되고 △발전량에 비해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30일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가질 예정인데, 문재인 대통령도 이 자리에 참석할 예정이다. 새만금 일대에 추진되는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사업의 3가지 논란을 짚어본다.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군산2국가산업단지 내에 세운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소(18.7㎿) 조감도. 수상태양광은 물 위에 태양광 패널을 띄워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오른쪽 원안은 홍보관./연합뉴스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군산2국가산업단지 내에 세운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소(18.7㎿) 조감도. 수상태양광은 물 위에 태양광 패널을 띄워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오른쪽 원안은 홍보관./연합뉴스



①원전 4기 분량?…“발전량 따지면 원전 0.6기 수준 불과”=새만금청에 따르면 새만금 일대에 조성될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총 4GW다. 새만금 부지 내에 2.8GW 규모의 태양광, 0.2GW 규모의 풍력·연료전지 발전 시설이 들어서고 새만금 방조제 바깥쪽에는 1GW급 초대형 해상 풍력 단지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1GW급 원전 4기를 건설하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발전설비 용량이 아닌 실제 발전량을 기준으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29일 “1년간 태양광 설비의 이용률은 14.4%, 풍력 설비 이용률은 27.5%에 불과하다”며 “새만금 발전 설비는 실질적으로 0.72GW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의 경우 8차전력수급계획상 2030년 발전량은 4만2,322GWh이고 설비계획은 33.5GW 수준인데 발전량에서 설비계획을 나누면 1년간 설비의 이용시간이 1,263시간에 그친다는 결과가 나온다. 1년이 8,760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태양광 설비는 1년의 14.4%만 운영될 수 있는 셈이다. 최신 원전의 경우는 설비용량이 1.4GW인데, 1년 이용률은 85%에 달해 실질적인 설비용량은 1.19GW이다. 정 교수는 “결국 새만금 단지에 조성될 재생에너지 규모는 신규원전 0.6기 분량에 불과하다”며 “새만금 재생에너지에서 얻을 전기의 양이 그만큼 크지 않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②건설 비용만 10조원…“보조금 포함 땐 13조원 더”= 발전량에 비해 들어가는 비용이 크다는 점도 쟁점이다. 정부의 계획안에 담긴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 건설 비용은 국비와 지방비 5,690억원, 민자 10조원 등 총 10조5,690억원이다. 1.4GW 규모의 신고리 5호기의 건설 비용(8조6,000억원)보다 크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가 비싸 전기요금을 보조해주는데, 이 보조금만 앞으로 20년간 13조원이 더 들어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정 교수는 “태양광 발전용량 1GW, 원전 1GW로 놓고 비교해보면 원전의 건설비용이 다소 비싸겠지만 태양광의 1년 이용률이 14.4%에 불과하고 원전이 85%라는 점을 보면 재생에너지의 비용이 더 큰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다. 태양광과 풍력 설비의 수명이 20~30년으로 신규 원전수명(60~80년)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도 한계다. 20~30년 뒤 실리콘 등 막대한 폐기물 등 환경 우려도 크다. 정부가 계획한 대로 민간 자본 10조원을 모으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김성진 한양대 에너지거버넌스센터 박사는 “우리나라는 전력소매시장이 개방돼 있지 않아 한국전력이 일괄적으로 전기를 사서 판매하고 요금을 정산해준다”며 “민간자본이 10조원이 들어오려면 수익모델이 있어야 할 텐데 연료비보다 낮은 전기요금을 받는 지금 구조에서 민간이 어떻게 수익을 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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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지역사회 반발…산 넘어 산= 새만금 지역에 초대형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민주평화당은 즉각 반발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 등은 지난 28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전북도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사전 환경영향평가 절차마저 무시한 채 새만금을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건설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만금을 환황해권 경제권으로 만들겠다던 정부가 갑자기 정책을 전환하는 것에 대해 지역민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환황해권 경제거점’으로 개발한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새만금 전체를 신재생에너지 단지로 만드는 게 아니다”며 “산업단지 유치가 어려운 지역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만들고, 신재생에너지 단지도 일정 기간만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도 “오히려 새만금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측면이 있다”며 “20년의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이 완료되면 그 시점에서 개발수요를 다시 판단해 개발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세종=강광우·박형윤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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