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방탄소년단에 이어 이번에는 트와이스에 반일 프레임을 씌웠다.
지난 13일 일본의 자민당 소속 우익 정치인인 오노데라 마사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원자폭탄 티셔츠를 입은 방탄소년단이 NHK 홍백가합전에 나오지 않게 됐다. 이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안 좋은 소식도 있다”고 남겼다.
이어 “트와이스 멤버 다현이 ‘위안부 여성 셔츠’를 입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티셔츠 매출은 부적절하게 벌어지고 있는 한국 위안부 활동 자원금으로 쓰인다”라며 “NHK는 이런 반일 활동가를 홍백가합전에 출전시킬 것이다”이라고 덧붙이며 해당 티셔츠를 입고 있는 다현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다현이 입고 있는 티셔츠는 마리몬드가 제작한 것으로, 마리몬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브랜드다.
다현에 앞서 방탄소년단 역시 광복절 티셔츠로 인해 일본 내 극우세력의 집중 표적이 되기도 했다.
최근 일본 언론은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입은 ‘광복 기념 티셔츠’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만세를 부르는 모습과 함께 일본 원폭 투하 장면이 프린트 되어 있는 점을 지적하며 방탄소년단이 반일 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을 보낸 바 있다.
이에 출연을 앞두고 있던 일본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 측은 “이전에 멤버가 착용한 티셔츠 디자인이 파문을 불러와 일부에서 보도됐고 방송사는 소속 레코드사에 그 착용 의도를 묻는 등 협의를 진행했다”라며 “종합적인 판단 결과, 유감스럽게도 이번 출연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방탄소년단 팬들을 비롯해 서경덕, 김장훈 등은 “CNN, BBC 등 세계적인 언론에 이번 상황이 다 보도되면서, 오히려 전 세계의 젊은 팬들에게 ‘일본은 전범국’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 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일본이 ‘최악의 자충수’를 뒀다고 전면 반박하기도 했다.
이후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측은 “원폭 피해자분들에게 상처를 드릴 목적으로 제작된 의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당사가 사전에 충분한 검수를 못 해 아티스트가 착용하게 됐다”며 “그로 인해 원폭 피해자분들께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드린 점은 물론, 당사 아티스트가 원폭 이미지와 연계된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의상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이들을 향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는 일본 내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일본 오리콘 주간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수만 명의 관객과 함께 일본 돔 투어 공연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트와이스 역시 지난 5월 낸 싱글 3집 ‘웨이크 미 업’(Wake Me Up)으로 16일 일본 레코드대상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연말에는 K팝 걸그룹 중 처음으로 ‘홍백가합전’에 2년 연속 출연을 확정 지었다.
다만 일본 극우 세력이 K팝 가수들에게 ‘반일 활동가’라는 프레임을 씌워 혐한 분위기를 조성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