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유가·유스(youth).’
최근 한 달간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한 상장지수펀드(ETF)의 3대 키워드다. 중국의 단체관광 재개 기대감과 떨어지는 유가, 전 세계 젊은 층의 지지를 얻는 아이돌 등이 관련 ETF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국내 주식형 인덱스펀드가 한 달 동안 -0.73%의 손실을 봤지만 ‘3유’에 올라탄 ETF들은 1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10% 이상 수익을 올린 ETF 대부분이 중국인 관광객(유커)과 유가·한류 등과 관련된 종목을 추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상품이 ‘미래에셋TIGER여행레저ETF’로 15.60%의 수익을 올려 전체 국내 주식형 ETF 중에서 가장 돋보였다. 자산의 99.11%를 국내 주식에 투자한 이 상품은 한진칼(12.03%), 파라다이스(11.39%), 강원랜드(10.39%), 호텔신라(10.2%), GKL(9.26%) 등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종목 대부분이 연초 이후 하락했던 카지노·면세점주로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 기대감에 최근 들썩거렸던 대표 종목들이다. 이 기간 한진칼은 49.6%, 파라다이스는 3.9%, 강원랜드는 5.42%, 호텔신라는 16.71%가 올랐다. 지난달 관광을 목적으로 한 중국인 입국자가 38만2,922명으로 56.6% 증가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482만명, 내년에는 594만명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15.6%, 2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을 필두로 내년 외국인 방한 시장은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카지노·면세점·호텔 등 관련 업종의 수익 호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이돌·게임·드라마 등 콘텐츠 분야도 주목받고 있다. JYP Ent.를 비롯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에스엠, 스튜디오드래곤, CJ ENM, CJ CGV, 제이콘텐트리, 지니뮤직 등 한류 관련주에 투자하고 있는 ‘미래에셋TIGER미디어콘텐츠ETF’는 10.51%, 이와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한국투자KINDEX한류ET’는 10.24%의 수익률을 올렸다. 엔씨소프트·넷마블·컴투스·펄어비스·더블유게임즈 등 게임 산업 지수의 성과를 추종하는 ‘KODEX 게임산업ETF’도 11.1% 상승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튜브 이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K팝에 대한 팬덤이 미주·유럽으로 확산되고 K팝 3사의 유튜브 광고수입 증가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졌다”며 “올해는 K팝 3개사의 시가총액 합이 3조원을 돌파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항공사나 해상운송사 주식을 담은 ‘삼성KODEX운송ETF’의 경우 12.78% 올라 유가 급락에 따른 수혜를 누렸다. 이 상품은 현대글로비스·대한항공·팬오션·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에 투자했다. 특히 항공주는 유가 하락으로 유류비를 절감하면서 내년 주가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주 대장주 격인 대한항공은 지난달 12일 52주 최저가(2만5,050원)를 찍은 후 이날까지 30% 반등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 여객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았기 때문에 지난 10월 여객수송량 반등은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이라며 “국제유가도 하락하면서 항공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