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休] 초겨울 낭만 요트, 금빛 바다 가르며 千개의 섬 만나다

■남도한바퀴 목포·신안 여행

압해도~삼호重~목포신항 2시간 코스

바다 위서 바라보는 일몰에 탄성 절로

호화요트서 낚시 즐기며 하룻밤 투어도

하얀 눈밭같은 염전·분재공원도 볼거리

전남 신안군의 압해도를 찾은 여행객이 일몰을 바라보며 요트 여행을 즐기고 있다.전남 신안군의 압해도를 찾은 여행객이 일몰을 바라보며 요트 여행을 즐기고 있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취미·레저 트렌드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온 나라에 골프 열풍이 불더니 3만달러를 달성하자 열기가 주춤해졌다. 대신 승마와 요트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승마는 정부의 여러 가지 지원책이 뒤따르고 있어 저렴한 가격에 체험할 수 있지만 요트는 아직 접근이 쉬운 편은 아니다. 그런 요트를 단돈 2만5,000원에 체험할 방법이 있는데 전라남도가 기획한 ‘남도 한 바퀴’ 상품 중 하나인 ‘목포·신안 요트여행’이 바로 그것이다.

요트 체험은 제주를 비롯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할 수 있는데 보통 1인당 한 시간에 4만~5만원부터 비싼 것은 6만~7만원까지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을 고려하면 ‘목포·신안 요트여행’은 저렴한 편이다. 요트는 엔진과 선실이 없는 작은 ‘딩기급’부터 먼바다 항해에 적합한 ‘킬보트’, 선체가 두 덩어리 이상인 ‘멀티힐급’ 등이 있다. 목포·신안에서 탑승하는 요트는 쌍동선체인 멀티힐급이다.

선착장으로 가는 도중 버스는 신안군청을 지나쳤다. 청사가 자리 잡고 있는 지번은 압해읍 천사로 1004인데 버스 기사는 “신안군에 있는 섬의 숫자가 1,004개여서 상징성을 더 하기 위해 이곳에 군청 자리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포구에 도착해 배에 오르자 안내를 맡은 승무원은 “요트에는 와인바와 바비큐 그릴 등이 구비돼 있고 40명까지 탑승 가능하다”며 “신안군이 17억원을 들여 국내에서 건조한 호화 요트”라고 설명했다.

전라남도가 운영하는 남도한바퀴 전용버스. 금호고속이 대행하고 있다.전라남도가 운영하는 남도한바퀴 전용버스. 금호고속이 대행하고 있다.


압해도 선착장에서 요트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시간은 2시간 정도로 신안 압해도와 삼호중공업을 거쳐 목포 신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목포 신항에 다다르자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쏟아져나온 수출용 승용차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요트에 탄 관광객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쏟아지는 것도 잠시, 곧이어 침묵이 흘렀다. 사고해역에서 인양해 옮긴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목포·신안 요트여행의 가격은 2만5,000원이지만 돈을 조금 더 쓰면 신안군이 직영하는 요트 상품을 이용할 수도 있다. 상품은 ‘요트 투어’와 ‘요트 스테이’로 나뉘는데 요트 투어의 경우 오전10시와 오후2시 하루 2회 운항하며 인원이 10명 이상은 돼야 운항이 가능하다. 요금은 성인 3만2,000원, 단체일 경우에는 2만5,600원을 받는다.

관련기사



요트에서 1박을 하는 요트 스테이는 오후3시부터 다음날 오전10시까지이며 인원은 10명 이하로 토스트·라면 등 간편한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사전 신청할 경우 낚싯대를 받아 바다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요금은 주중 35만원, 주말 42만원으로 다소 부담스럽지만 호화 요트에서 10명이 하룻밤을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렴한 편이다.

목포·신안 요트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압해도 분재공원에도 들러볼 수 있다.목포·신안 요트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압해도 분재공원에도 들러볼 수 있다.


섬이 많은 신안군의 인구는 4만4,000명에 불과하지만 신안군 내 바다 면적은 전라남도 전체의 면적과 비슷하다. 바다의 특산물은 김·소금·세발낙지이며 뭍의 특산물은 시금치·무화과 등인데 특히 섬초라고 불리는 시금치는 전국 최대 생산량을 자랑한다. 해안에 끝없이 펼쳐진 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도 빼놓을 수 없는 신안의 특산물이다. 신안군 소금 생산자들은 한 사람이 평균 16만5,289㎡(5만평)의 염전을 운영하고 있다. 천일염의 산지 소비자 가격은 10㎏ 한 포대에 1만~1만2,000원 정도다. 하지만 염전 수매 가격은 3,000원으로 저렴하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 바닷물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 확산으로 가격이 치솟기도 했지만 요즘은 염전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정도로 가격이 좋지 않다. 이에 따라 소금 대신 전기 생산을 선택하는 염전 주인의 숫자가 늘고 있다. 이 같은 세태를 입증이라도 하듯 하얀 소금을 걷어내던 염전에는 인삼밭의 차양막 같은 태양열 발전판이 군데군데 들어서고 있었다. /목포·신안=우현석객원기자 사진제공=신안군청

나윤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