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르노삼성에 정통한 업계 고위관계자는 “닛산 로그의 생산 계약을 할 때부터 시한은 2019년 9월까지로 연장 생산은 불가능하다”며 “닛산 로그는 계약에 맞춰 부산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8월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 닛산 로그는 적자에 빠져 있던 르노삼성의 경영을 본궤도에 올린 모델이다. 르노삼성의 부산공장은 올 10월까지 18만여대를 생산해 11만9,000여대를 해외에 수출했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 수출된 닛산 로그의 물량이 9만1,000여대(76%)에 달했다. 르노삼성은 2014년 닛산 로그를 수출한 후 중형 세단 SM6와 중형 SUV QM6를 시장에 잇따라 안착시키며 경영 위기설을 잠재웠다. 하지만 전체 내수와 수출 물량의 절반 규모를 차지하는 닛산 로그의 생산이 내년 9월에 중단되면 생산량이 급감하게 된다.
이에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의 생산 중단에 맞춰 2020년 초 신규 SUV를 생산라인에 투입할 계획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닛산 로그의 계약이 종료되는 데 맞춰 글로벌 르노닛산과 르노삼성이 몇 년 전부터 새 모델을 연구개발(R&D)해왔고 디자인과 브랜드 등 최종 결정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28일 부산공장에서 열린 닛산 로그 생산 50만대 기념행사에 참석한 르노닛산 관계자들이 부산공장의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을 눈으로 확인하고 갔다.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 중단과 함께 신형 SUV 1종, 소형 SUV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형태의 차종 1종 등 총 2종을 순차적으로 생산라인에 투입해 가동률을 유지할 방침이다. 현재 르노삼성의 세단 모델 가운데 SM6 외에 SM3와 SM5, SM7의 연식이 오래된 점을 감안하면 수년에 걸쳐 세단은 SM6 1종, SUV는 QM6 및 신규 차종 2종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도 쌍용차와 최근 ‘SUV 명가’로 경영정상화를 하겠다는 한국GM과 마찬가지로 SUV 위주의 라인업을 앞세우는 것이다. 내년 쌍용차가 코란도를, 한국GM이 소형 SUV 트랙스의 덩치를 키운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 국내 3~5위 업체들의 SUV시장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자체가 SUV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며 “수요가 높은 쪽에 경쟁력 있는 차종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