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구글 ‘안드로이드’를 대체하는 자체적인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로 양분된 시장에서 화웨이가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외신에 따르면 브루스 리(Bruce Lee)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핸드셋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자체 모바일 OS에 대해 “개발중(Under development)”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화웨이가 새로운 OS를 개발하고 있다는 추측은 꾸준히 나왔지만 화웨이 내부에서 공식적인 언급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신에선 화웨이의 자체 OS가 기린 OS(Kirin OS)라고 불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화웨이의 자체 OS 개발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시작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이어지면서 화웨이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인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마이스마트프라이스는 “화웨이는 전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의 스마트폰 브랜드이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이 계속 화웨이를 차단할 경우 1위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라며 “이같은 우려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자체 OS를 개발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최근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도 “(미국) 정부의 행동이 해당 관할 범위를 넘어설 경우 이를 격려 및 용인해선 안 될 것”이라며 공식 입장을 통해 반발했다.
화웨이의 모바일 OS 독립이 성공하면 구글 의존도가 줄어들면서 더 많은 이익이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미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로 OS가 나뉜 상태에서 화웨이의 OS가 얼마나 채택될 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OS 성공 여부가 얼마나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하느냐에 달린 상황에서 화웨이의 자체 OS를 위한 앱 개발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지난 2015년부터 저가 스마트폰에 타이젠 OS를 탑재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10모바일 등도 새로운 앱 생태계를 창출하는데 한계를 드러냈다. 한편 화웨이 코리아 컨슈머비즈니스 그룹은 모바일 OS 개발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