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체포영장을 발부한 사우디아라비아 반(反)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용의자 2명에 대해 사우디가 범죄인 인도를 거부했다고 9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이 보도했다.
터키 검찰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수석 보좌관을 지낸 사우드 알 카흐타니와 사우디 정보당국 2인자였던 아흐메드 알 아시리를 카슈끄지 살해를 기획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해 지난주 발부 받았다. 두 사람은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의심받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아델 알 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의 체포영장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우리 국민을 (외국에) 인도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또 BBC방송에 따르면 주바이르 장관은 터키가 사우디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터키 측에 사우디 법정에서 제시할 관련 증거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아직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직설적으로 비판해온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재미 언론인 카슈끄지는 지난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 요원 일행에 의해 살해된 뒤 시신이 훼손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사우디 왕가를 지목하며 사우디 정부에 진상 규명을 촉구했으나 사우디는 무함마드 왕세자 연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