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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경제경영-초격차] "삼성처럼 끝없이 변하라" 권오현 경영철학 엿보기

■권오현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 원칙으로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으로, 즉 어떤 회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초격차’ 기업으로 키워낸 일등공신이다. 반도체 신화를 일군 승부사 권 회장이 ‘초격차’를 통해 경영인으로서 자신의 면모와 삼성을 만든 원칙을 들려준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초격차’는 삼성의 전략이다.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2위가 1위를 추격조차 불가능하게 만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승자독식의 경영 전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권 회장에 따르면 진정한 초격차는 ‘승자독식’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비교 불가한 절대적 기술우위와 끊임없는 혁신과 그에 걸맞도록 구성원들의 격을 높이는 것이다.


책 속에서는 권 회장이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삼성에 처음 입사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박사를 꿈꾸던 그가 어떻게 삼성의 경영인으로 거듭났는지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는 1960년대 초에 읽었던 김산호의 만화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에 깊게 감동받아 다양한 장비를 척척 만들어주는 만능박사인 ‘윤 박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고,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스탠퍼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일, 그리고 대부분 박사학위 소지자가 택하는 대학교수의 길을 왜 가지 않았는지, ‘반도체맨’으로 살아왔던 그가 IMF 구제금융 당시 영업 사업부에 배치됐던 일 등을 생생하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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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권 회장은 개발자에서부터 영업 사업부에서 근무한 경험을 △리더 △조직 △전략 △인재 등 4가지 경영 핵심 키워드로 정리했다. 특히 리더의 본성, 실천 덕목, 일하는 방식, 책임과 의무 등에 대한 일목요연한 설명이 돋보인다. 또한 “조직의 원칙과 시스템은 조직도를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라” “부서가 부서장의 ‘사일로 왕국’이 되지 않도록 ‘제품 개발의 왕’을 ‘제조의 왕’ 자리에 앉혀라. 그것도 전광석화처럼 인사를 내라. 그러면 소통하지 않던 부서장도 어쩔 수 없이 부하 직원들과 소통할 것이다” 등 그의 구체적인 조언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새 시대의 선수들을 기다리며’라는 제목의 에필로그에는 권 회장이 왜 이 책을 썼는지가 오롯이 드러난다. 그의 당부는 이 책을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이유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저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고, 또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변신의 과정이었습니다. 변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엄중했던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후배 경영자들에게 도전과 성장은 계속되어야만 한다는 말씀을 마지막으로 드리면서 조용히 물러나고자 합니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수많은 난관을 지금까지 극복해왔듯이 앞으로도 우리 자랑스러운 후배들이 이 과업을 잘 수행해내리라 믿습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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