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LPGA 진출 이정은6 "신인왕 계보 잇겠다"

5년연속 한국선수 신인왕 목표로

체력훈련·영어공부·전담캐디 준비

내달 14일 호주여자오픈서 데뷔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이정은. /연합뉴스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이정은. /연합뉴스




이정은과 부모.이정은과 부모.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는 ‘핫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이 한국 선수 신인왕 계보를 잇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정은은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선수 같은 타이틀은 너무 크게 느껴져서 주위에서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신 5년 연속 한국 선수 신인상을 목표로 뛰고 싶다”고 밝혔다.

이정은은 지난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6승을 거뒀다. 첫해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한 성적으로 신인왕에 오른 후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2017시즌에 4승을 수확하며 연말 대상시상식에서 주요 6개 부문 전관왕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2승과 2위 4회로 기세를 이어가 상금과 평균타수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11월 LPGA 투어 관문인 Q시리즈 대회에서 수석을 차지한 그는 고민 끝에 미국 진출 결심을 굳혔다.

연말부터 고향인 전남 순천에서 체력 훈련을 하다 상경한 이정은은 올해는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둬야 할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신인왕을 받을 때 우승이 없었다. 우승에 목매는 것보다 차근차근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신인상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LPGA 투어에서는 2015년 김세영(26), 2016년 전인지(25), 2017년 박성현(26), 지난해 고진영(24) 등 한국 선수들이 최근 4년간 신인상을 독차지해왔다.


이정은은 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한 뒤 미국 진출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준비 문제와 가족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이정은은 “미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Q시리즈에 나간 게 아니라 목표를 세우지 못했었다”면서 “(박인비·유소연 등이 소속된) 새 매니지먼트 회사가 많은 도움을 줘서 결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준비는 착착 진행 중이다. 지난달부터 회화 위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고 전담 캐디도 정해졌다. 호주 출신 캐디인 애덤 우드워드는 유선영과 4년간 호흡을 맞췄고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찰리 헐(잉글랜드)과 일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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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문제에 대해서는 “부모님은 항상 ‘걱정하지 말고 투어를 뛰라’고 하시지만 자식 입장에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정은의 아버지 이정호(55)씨는 이정은이 네 살 때 큰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안고 있다. 이정은은 티칭(교습)이라도 하면 어려운 집안에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중3 때 본격적으로 골프에 매달린 효녀다. 처음 3개월 정도는 어머니가 미국에서 함께 지낼 예정이고 전담 매니저가 현지 적응을 돕게 된다.

LPGA 투어 데뷔 무대는 오는 2월14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호주 여자오픈으로 잡았다. 15일부터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호주로 이동한 뒤 2월 말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싱가포르)까지 치르고 일시 귀국할 계획이다.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는 바람 속 샷과 쇼트게임을 꼽았다. “지난해 몇 차례 경험해보니 코스가 어려운 곳이 많아 바람이 불면 공략이 더 어렵더라”는 그는 “바람을 이용하는 기술적인 샷을 구사해야 한다. 그리고 100m 이내 웨지 샷의 정확도를 높여야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 대회든 우승하면 감격스럽겠지만 올해 세 번째 출전인 US 여자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다며 메이저대회 우승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KLPGA 투어에 동명이인이 많아 ‘이정은6’로 등록된 이정은은 “몇 번 나간 LPGA 대회에서 한국 언니들이 ‘식스’라고 불러주셨는데 ‘정은’ 발음이 외국 선수들에게 어렵기 때문에 ‘식스’라고 불러주면 재미있고 편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오랫동안 많은 것을 이뤘고 그 상황에서 목표를 가지고 계속 올라가는 박인비·안선주·신지애 등의 선배를 본받고 싶다는 그는 “저는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서른 살까지만 골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 LPGA 투어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2019시즌 전망을 게재하면서 이정은을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지목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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