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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 '동네변호사 조들호2' 그러게 뭐랬어, 돌아왔다니까 그 조들호가




아! 숨막히게 고구마만 먹이던 추리극 사이에서 이 얼마나 바라고 바랐던 조들호인가.

3년여 만에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시즌2로 돌아왔다. 사회 고발성 짙은 짤막한 에피소드를 연달아 배치해 차근차근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던 시즌1과 달리 이번 시즌은 초반부터 거대 악(惡)과의 정면대결을 예고했다. 박신양 대 고현정 연기적으로 ‘깔 데 없는’ 배우들의 조합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7일 첫방송된 ‘동네변호사 조들호2:죄와 벌’은 조들호의 유쾌함과 번뜩이는 눈빛을 기다렸던 시청자들에게 추억을 되살리기 충분했다. 타이틀롤 조들호 역의 박신양이 3년간 다른 작품에 출연한 바 없었기에, 지난 시즌 아내(박솔미)과 딸로 출연한 배우들의 특별출연 덕분에 ‘조들호’라는 캐릭터는 시간의 공백을 순식간에 지워버렸다.

작가는 조들호가 과거 잘못된 변호로 인해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면서 그 스스로 윤리적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1년여를 트라우마 속에 지내며 노숙자처럼 보낸 조들호는 자신을 가족처럼 아껴온 검찰수사관 윤정건(주진모)의 실종사건에 끼어들며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지난 시즌과 달리 조들호와 상대하는 거대 악(惡)인들은 초반부터 본모습을 드러냈다. 거대재벌인 국일그룹 회장 국현일(변희봉)은 딸과 아들들에게 책을 읽히며 냅다 호통을 쏟아내는 괴상망측한 성격으로 처음 등장했다. 가족에게조차 ‘군주’가 되고 싶어하는 그의 욕망을 드러냄과 동시에 향후 조들호에 대한 공격이 결코 상식적이지 않을 것에 대한 경고였다.





맞상대인 국일그룹 기획조정실장 이자경(고현정)은 이보다 더하다. 전형적인 소시오패스적인 인물로, 고아였다가 국현일 회장에 발탁되면서 친자식들보다 더 큰 신뢰를 얻었다. 정·재계와 언론까지 손을 뻗친 그는 자신에게 방해가 되면 살인조차 아무렇지 않게 저지른다. 한상우 감독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따지지 않으나 자신에게는 사회적 정당성이 있다 여기는 인물”이라고 추가 설명하며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을 예고했다.

흐름은 빨랐다. 윤정건을 납치한 범인은 이자경이라고 빙빙 돌리지 않고 공개했다. 납치한 이유는 물론 조들호가 밝혀내야겠으나, 윤정건 앞에서 별다른 이자경이 감정 없이 내뱉는 말들은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며 이자경의 캐릭터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지난 1일 방송된 미리보기에 의하면 조들호는 윤정건 사건을 발판으로 이자경을 앞세운 악인들과 정면대결을 벌이게 된다.

지난시즌과 달리 조력자 군단도 등장한다. 한 몸처럼 붙어다니는 강만수(최승경), 윤정건의 딸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윤소미(이민지), 조폭출신 횟집 사장 안동출(조달환), 안동출의 아내로 타고난 생활력으로 무장한 오정자(이미도)까지 등장했거나 등장할 예정이다. 외롭지 않아 보였지만, 사실 외로웠던 조들호의 싸움은 함께한다는 점에서도 새로운 의미를 더한다.

다만 거대재벌을 향한 싸움이 시즌1의 가습기살균제, 임대차계약 등 에피소드별로 사회적 이슈들을 끌어내 속 시원하게 뒤통수를 한 대씩 때려주던 매력 이상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는 미지수다. 거대하고 강한 악인, 순수한 주인공, 어딘가 부족해 보이지만 든든한 지원군, 힘없는 사람들이 똘똘 뭉쳐 악인을 물리치는 이야기…. 자칫 뻔한 전개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은 두고두고 지켜봐야 할 점이다.



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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