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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140분 공연 내내 깔깔깔…뒷맛 개운한 블랙코미디

원작 정서 살리며 맛깔나게 번역

유연석·오만석 연기력도 입소문

객석점유율 95% 달해…27일까지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노트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노트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노트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노트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장르를 불문하고 블랙코미디를 보고 난 후에는 웃기는 했으나 찜찜한 뒷맛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초연임에도 객석 점유율이 95%에 달하는 등 절찬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의 경우는 다르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공연 시간 140분 내내 피식피식, 박장대소 등 다양한 웃음을 선사한다. 마치 관객들에게 “유쾌한 코미디 뮤지컬의 정수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려는 듯 말이다.


‘젠틀맨스 가이드’의 줄거리는 한 마디로 ‘가난한 청년의 부자 되기 프로젝트’다.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몬티 나바로(이하 몬티)다. 몬티는 어머니와 단둘이 가난하게 살던 어느 날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다. 홀로 남게 된 몬티에게 어머니의 옛 친구가 찾아오면서 몬티는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상속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던 몬티는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를 한 명씩 제거해 다이스퀴스 가문의 백작이 되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그 방법이 기막히게 묘하다. 이를테면 첫 번째로 죽는 다이스퀴스는 높은 탑에 몬티와 함께 올랐다가 바람이 심하게 불자 탑에서 떨어져서 죽는다. 이 상황에서 몬티는 그의 손을 잡아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지만 그저 그가 떨어져 죽는 것을 방조한다. 또 불륜을 저지르는 재벌 다이스퀴스가 연인과 스케이트장에 놀러 간 것을 알고 톱으로 스케이트 장에 구멍을 뚫어 둘이 물에 빠지는 것을 지켜 보고만 있는가 하면, 벌을 키우는 다이스퀴스의 양봉 모자에 벌이 좋아하는 라벤더를 뿌려 놓아 벌이 떼로 몰려와 그 벌들에 쏘여 죽는 것을 보고만 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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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노트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노트


‘젠틀맨스 가이드’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는 데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중독성 강한 넘버 그리고 맛깔나고 재치있는 번역이 주효했다. 특히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구동매 역을 맡아 여성팬들을 사로잡은 유연석(몬티 역)과 1인 9역(다이스퀴스 가문의 후계자들)을 맡은 오만석은 ‘미친’ 연기력으로 무대를 완벽하게 장악하며 관객들을 끊임없이 웃기며 압도한다. 또 오만석이 부른 넘버 중 ‘왜 가난하고 그래’는 이 작품의 매력을 압축해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면서 그들을 향해 “왜 가난하고 그래 왜 가난하고 그래”라며 노래를 부르며 못마땅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는 오만석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이들 외에도 몬티 역에는 김동완, 서경수, 1인 9역 다이스퀴스 역에는 한지상, 이규형, 몬티의 여자친구 시벨라 역에는 임소하, 피비 다이스퀴스 역에는 김아선이 각각 캐스팅됐다. 라이선스 공연의 경우 자칫 잘못하면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국내 정서에 맞지 않을뿐더러 원작의 재미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젠틀맨스 가이드’는 직역 대신 원작의 정서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우리 정서에 맞게 재치있고 맛깔 나는 대사로 번역해 외국 작품이라는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오는 2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며, 제작사 쇼노트는 이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앞으로 진행될 지방 공연에서는 현 680석 규모의 극장보다는 큰 공연장에서 이 작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쇼노트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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