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궁지 몰린 메이…'굿 프라이데이 협정' 수정하나

20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남편 필립과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20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남편 필립과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 합의안의 최대 쟁점인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을 피하려는 복안으로 북아일랜드의 유혈 분쟁을 종식한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굿 프라이데이 협정)의 일부 조항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일(이하 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저녁 각료들과 전화회의를 갖고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국경 개방이 유지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별도의 원칙에 합의하거나 굿 프라이데이 협정에 ‘지지 또는 언급’ 문구를 추가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영국과 아일랜드, EU 3자가 브렉시트 이후 하드보더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법적 구속력은 갖는’ 의정서를 마련하는 방안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내각 관계자는 “실제 논의된 해결책은 없었다”면서도 “다만 야당과 보수당 내 강경파들을 합류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 폭넓은 합의가 이뤄졌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메이 총리는 어떻게든 백스톱 조항을 피해 브렉시트 반대파들을 무마하려 하고 있지만 실제 이 시도가 성공할 지는 분명하지 않다. EU가 백스톱 조항을 삭제하는데 동의할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아일랜드 역시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외무장관은 “굿 프라이데이 협정 수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27개 EU 회원국의 입장에서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오는 29일 메이 총리의 플랜B에 대한 의회 투표를 앞두고 오히려 의견 대립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1야당인 노동당 측은 2월 말까지 EU와 브렉시트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브렉시트 시한을 연기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EU 측에서는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브렉시트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EU 전체가 정치적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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