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2월 말로 예정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이정표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지난 17~19일에 있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에서 진전이 있었고, 19~21일 스웨덴에서 진행된 북미간 첫 실무협상에서도 “더 진전이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위성으로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을 한 후 문답을 가져 “지난주 김영철이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자리에서 더 많은 진전이 있었을 뿐 아니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최근 지명된 그의 카운터파트와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성사시키기 위해 복잡한 의제 중 일부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스웨덴에서 가진 첫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선 “조금 더 진전된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하크홀름순트의 휴양시설에서 2박3일 동안 담판을 벌였다. 2차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두고 열린 첫 협상인 만큼 양측은 핵심의제인 북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두고 줄다리기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언급해, 2차 회담이 성사되기까진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이미 좋은 일은 생겼다”며 “북한은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두 정상이 동의한 한반도 안보와 안정, 평화를 위한 비핵화 달성에는 아직 많은 단계가 있다”며 “우리는 그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2월 말에 우리는 (비핵화 달성을 향한) 길에서 또 하나의 좋은 이정표를 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차 정상회담 장소와 관련해선 “말해줄 새 소식이 없다”고 함구했다. 현재 2차 정상회담 장소로는 베트남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이것을 말할 수 있다”며 “협상은 지금 꽤 진행 중이다.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폼페이오 장관은 앞으로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 외국 민간자본이 북한 내 사회간접자본(SOC)에 활발히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하며 올바른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그는 “지금은 민간영역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비핵화 달성을 향한 본질적인 조치를 하고 올바른 여건을 조성한다면,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전기나 북한에 절실한 인프라 구축 등 뭐든 간에 그 배경에서 드러나는 것은 민간 부문이 될 것”이라며 “우리 모두 기대하는 안정을 가져올 북한의 경제 성장 달성에 필요한 엄청난 민간 부문의 ‘진출’(push)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만약 우리가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수 있으면 민간기업들은 북한에 투자하고 북한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민간 부문도 이(비핵화) 협정의 최종요소를 이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WEF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최대의 압박’ 덕분에 김 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나서게 됐다고 강조하며 “유엔은 국제적인 연합을 구축한 (대북)제재에 대한 중력의 중심 역할을 하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