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같이 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은 제조업 기반 대기업이 많은 한국은 (데이터의 실시간 처리를 위한) 엣지 컴퓨팅이 다른 나라보다 더 중요합니다”
제프 나이가드 씨게이트 글로벌운영 수석부사장은 지난 14일 싱가포르 만다린오차드호텔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한국에도 데이터 분산관리에 나서는 기업들이 이미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데이터 분산관리란 실시간으로 활용해야 하는 데이터와 즉시 활용하지는 않지만 장기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를 구분해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의 일상화, 5G의 상용화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급증하며 단말기와 센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모두 데이터센터에 저장해 사용하는 방식으로는 데이터의 실시간 활용이 어렵다. 엣지 컴퓨팅은 단말기·센서와 데이터센터 사이에 위치한 엣지에서 실시간으로 활용해야 할 데이터를 바로바로 처리하는 기술로, 글로벌시장조사기관 가트너로부터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으로 10대 유망기술로 선정됐다.
나이가드 수석부사장이 이끄는 씨게이트는 그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을 만드는 스토리지 업체로 국내외 PC 제조사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클라우드 업체,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 등에 HDD와 SDD를 납품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엣지 컴퓨팅과 관련한 인프라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엣지 컴퓨팅에 최적화한 HDD 신제품을 내놨다.
나이가드 수석부사장은 “지난해 33제타바이트(ZB:1제타바이트는 1조GB)였던 전 세계 데이터 생산량이 오는 2025년에는 175ZB로 늘 것”이라며 “2025년에는 생성된 데이터의 30%는 자율주행이나 CCTV 같이 실시간처리가 필요한 영역에서 나오는데 엣지 컴퓨팅 없이 실시간 서비스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엣지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한 새로운 고객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가드 수석부사장은 “이전까지 한국에서는 휴맥스와 같은 셋톱박스 업체와 클라우드서비스업체가 우리의 주 고객사였지만, 앞으로는 엣지 컴퓨팅과 관련한 인프라를 필요로 할 통신사와 CCTV를 이용한 보안업체도 우리의 고객이 될 것”이라며 “아울러 완성차업체와 IT업체, 승차공유업체가 자율주행차 관련 산업에 투자하고 있어 이 분야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게이트는 앞으로 스토리지 기술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 엣지 컴퓨팅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나이가드 수석부사장은 “씨게이트가 연간 스토리지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비용만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라며 “전 세계 모든 기업이 데이터의 40% 이상이 씨게이트 스토리지에 저장돼있는 만큼, 엣지 컴퓨팅을 도입하려는 기업에겐 우리가 확실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싱가포르=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