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술 변곡점에 선 삼성전기·포스코켐텍…'미래 소재' 톱니 맞춘다

삼성전기

AI·5G 발달로 MLCC 수요 급증

공장 증설 등 非 IT용 비중 확대

포스코켐텍

전기차 시장 성장…2차전지 수혜

계열사 합병으로 규모 경제 노려

“기술 변곡점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겠습니다.”

지난달 29일 열린 삼성전기(009150)의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이병준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전무)은 ‘기술 변곡점’이 실적 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주력제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수요처가 확대되면서 1조18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 등을 생산하는 포스코켐텍(003670)도 전기차 등으로의 수요 확대가 예상되며 주목 받는 소재기업으로 부상했다.

2515A15 삼성전기포스코켐텍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로운 기술 발달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실적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신기술에 적합한 제품을 한발 앞서 양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먹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나가고 있다.


삼성전기는 MLCC의 수요처 확대에 따라 공장 증설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MLCC는 전류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흐르게 하는 부품. TV·컴퓨터·스마트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MLCC는 최근에는 정보기술(IT) 분야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전기차, 5세대(5G) 이동통신 등 새로운 기술들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급격하게 수요가 늘고 있다. 전자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MLCC 수요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당장 올해부터 자율주행·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전장용과 데이터센터 서버 등에 쓰이는 산업용 매출 비중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콘퍼런스콜에서“올해는 MLCC 사업의 성장 축을 IT에서 산업·전장용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올해 비(非)IT용 MLCC 매출이 3분의1로 커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2차 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켐텍도 신기술 발전에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다. 2차 전지의 4대 주요소재(음극재·양극재·전해액·분리막) 중 하나인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은 전기 자동차시장의 성장 등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지난해 매출액 1조3,83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지만 업계에서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포스코켐텍의 지난해 음극재 사업 매출액은 909억원을 기록해 전년(382억원) 대비 138% 성장했으며 올해는 1,5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포스코켐텍은 연간 음극재 생산 규모를 지난해 2만4,000톤에서 오는 2021년에는 7만4,000톤으로 3배 이상 키울 계획이다. 포스코는 포스코켐텍과 합병을 진행 중인 포스코ESM의 광양 율촌산업단지에 2,000억여원을 들여 전기차용 2차 전지의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설비에도 투자할 방침이다. 포스코ESM은 그간 노트북과 휴대폰 등에 쓰이는 2차 전지용 양극재만 생산했다. 포스코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합병하며 2차전지 소재산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지난해 11월 세종시에서 열린 포스코켐텍 음극재 1공장 준공식 및 2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포스코의 신성장 엔진 중 하나인 에너지 소재 분야에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체들은 기술 변곡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50만대 규모의 전기차 라인에 투자를 시작했으며 폭스바겐과 BMW도 중국에서 전기차 라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미국과 중국에서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006400)·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 등 국내 배터리업체들도 산업 변화의 흐름에 맞춰 소재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4대 소재 중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로 가장 높은 양극재의 내부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SDI는 지난해 양극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STM에 684억원을 출자하고 올 1·4분기에는 양극제 제조설비를 STM에 양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삼성SDI는 현재 30~40% 수준인 양극재 내재화율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LG화학도 2016년 9월 GS이엠의 양극재 사업을 인수했으며 2021년까지 양극재 내부생산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시장의 핵심소재 사업 강화를 위한 공격적인 글로벌 인수합병(M&A) 및 기술제휴에 뛰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18일(현지시간) 미국 폴리플러스배터리컴퍼니와 리튬 금속 전지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리튬 금속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일반 리튬 이온 전지 대비 2배가량 높은 미래 전기차 배터리 모델 중 하나로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핵심 소재 개발을 통해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

고병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