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가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귀국을 영접한 자국 주재 독일 대사에게 추방 명령을 내렸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다니엘 크리너 독일 대사가 내정간섭을 했다는 이유로 48시간 내로 베네수엘라를 떠나라고 명령했다.
베네수엘라의 호르헤 아레아사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크리너 대사는 야당의 극단주의자 세력과 연대해 내정을 간섭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외무부도 성명에서 “외교관계에서 적용되는 규범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추방 이유를 밝혔다.
크리너 대사는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지난 4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체포 위협에도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할 때 공항에 나가 맞이했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과이도 의장에 대해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임시대통령”이라고 말하는 등 독일 정부는 과이도 의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여러차례 나타냈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크리너 대사의 추방 사실을 확인하면서 대처 방안에 대해 “동맹국들과 협력해 다음 조치를 조율 중”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미국과 외교관계의 단절을 선언하고 콜롬비아와도 단교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상대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6일 마두로 정권의 불법거래와 자금조달을 돕는 금융기관을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과 국회가 이끄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전환을 강력히 지지하며 그러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몇몇 새로운 외교 및 경제 정책들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와 그의 부패한 네트워크에 이익이 되는 불법적 거래를 조장하는 데 관여하는 외국 금융기관들은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통보한다”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마두로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부를 훔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이번 성명과 관련, “볼턴 보좌관이 발표한 조처는 마두로를 권좌에서 몰아내기 위한 미국의 활동에서 최근 엄격한 조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