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 경기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 규모가 역대 최대치인 1,08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출액 1,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출 중소기업 수도 지난 2016년 9만 개사를 넘은 이후 지속적으로 늘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특히 화장품과 합성수지 분야에서의 수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018년 중소기업의 연간 수출액은 1,087억 달러를 기록해 1,061억원이었던 전년에 비해 2.5%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같은 기간 수출 기업 수는 9만4,285개사로 전년에 비해 1,911개사(2.1%) 증가했다. 다만 전체 수출액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기업 수출이 크게 증가한 탓에 전년에 비해 0.5% 감소한 18.0%에 그쳤다.
플라스틱과 화장품, 자동차 부품 등 중소기업 수출 상위 10대 품목이 전체 수출 비중의 31.7%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5개 품목에 대한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화장품과 합성수지, 반도체 제조용 장비, 평판DP제조용 장비 등은 수출 규모 증가세가 전년에 비해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출액 46억 달러(24.8% 증가)를 기록한 화장품은 K뷰티에 대한 관심을 타고 중국과 미국을 포함해 신흥국 시장까지 두루 섭렵하며 수출 2위 품목으로 거듭났다. 합성수지 분야는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과 주요국 제조업 호황에 힘입어 40억 달러(10.7% 증가)를 기록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평판DP제조용 장비는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처음으로 수출 10대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전통적으로 수출 주요 품목에 속했던 자동차 부품과 기타 기계류 등은 수출 규모가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지난해 총 43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8.5% 뒷걸음질쳤다. 중기부는 최대시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이 전기차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내연기관 중심의 부품 수요가 줄어들었으며 중국 등에서 한국 완성차 판매가 크게 부진한 탓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기타 기계류에서는 지난 2017년 베트남에 새롭게 한국 대기업의 휴대폰 디스플레이 공장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건설장비 수출이 급증한 데이터가 기저효과를 가져와 15.9%의 하락을 기록했다. 연간 수출규모는 27억 달러에 그쳤다. 반도체 역시 중국 시장에서 한국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중국 반도체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된 탓에 전년대비 5.4% 떨어진 27억 달러를 수출했다.
이번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 중소기업은 기존에 주력하던 미국과 중국, 일본은 물론 신흥시장까지 섭렵하며 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라는 위험요소가 상존하는 가운데서도 대중, 대미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수출 규모의 전체적인 성장을 이끌었으며 대만과 태국, 러시아 등에서도 좋은 수출 성과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러시아는 올해 수출 상위 10대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15.3% 증가)를 보이며 수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정재훈 중기부 해외시장총괄담당관은 “지난 한 해 300여개 가까운 수출기업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것 자체가 우리 수출기업의 성장 사다리가 탄탄해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중국성장세 위축 등 글로벌 수출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전년도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수출지원센터를 통한 밀착관리, 맞춤형 수출금융지원 등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