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우군 없는 엘리엇, 주총 전 마지막 호소…"현대차, 가치 파괴적 의사 구조 바꿔야"

엘리엇, 21일 사실상 마지막 서한

현대차 손들어준 국민연금 언급하며 "2.8조원 손실" 비판도

FCA 사례 들며 자산 팔아서라도 배당 확대해야 간접 피력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메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012330)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마지막 호소문 성격의 서신을 띄웠다. 엘리엇은 “현대차(005380)그룹의 후진적 지배구조가 가치 파괴적(value-destructive) 의사결정을 가져온다”며 자신들의 제안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국민연금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투자해 약 2조8,000억원 이상 손실을 봤을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손을 들어준 국민연금을 간접 비판했다

엘리엇은 21일 홍보 사이트인 ‘엑셀레이트현대’를 통해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공개했다.


엘리엇은 “주주들의 한 표가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시작의 기회를 제공하고 좋은 지배 구조 및 가치 창출을 이룰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역사상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관련기사



엘리엇은 마지막 서신에서도 현대차그룹에게 꾸준히 제기해왔던 후진적 지배구조가 기업 가치를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전 세계적으로 20만명이 넘는 직원을 거느리고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사이지만 거버넌스 문제에 시달리고 있고 경영진에 대한 책임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2014년 한전부지 인수를 언급하며 “한전부지 인수는 현대차그룹의 기업 지배구조가 취약하고 가치 파괴적임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또 “2011년 현대건설 인수도 주가 대비 58%의 프리미엄에 인수했고 2012년 녹십자로부터 현 푸본현대생명을 인수 당시 2,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수년째 손실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특히 이번 주총 안건에 대해 현대차그룹의 손을 들어준 국민연금에 대해서도 간접 비판했다. 엘리엇은 “국민연금은 지난 4년반 동안 현대차에 투자해 약 2조원, 현대모비스에 투자해 약 8,000억원을 손실 봤을 것”이라며 “수많은 투자자와 연금 저축자, 소액주주들이 현대차그룹의 의사결정의 실수로 큰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의 주가가 지난해 21%, 현대모비스는 26 %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자신들의 배당 확대 요구가 합리적이란 부분도 글로벌 경쟁 자동차 업체들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은 비핵심 자산인 부동산에 부적절한 투자를 통해 자본을 낭비했다”며 “경쟁 업체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적었다. 엘리엇은 일본 도요타가 5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약 5조9,000억엔(약 59조원)을 썼고 GM은 시가총액의 31%인 180억달러(약 20조원)를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FCA그룹을 언급하며 “부품사인 마그네티 마렐리를 매각해 시총 10%인 20억유로(약 2조5,000억원)의 특별 배당을 결의했다”며 현대차그룹의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배당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간접 표현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못한 한국의 마지막 주요 기업”이라며 “변화가 필요하며 주주들에게 더 많은 자본을 반환하기 위해 자신들이 제안한 후보자를 지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강도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