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를 공식 방문해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계 속에서도 서방의 핵심 일원인 이탈리아와의 밀착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로마 중심가 위치한 대통령궁 퀴리날레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을 접견해 양국의 상호 협력과 우의 증진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두 정상은 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매개로 양국이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양국의 (일대일로) 양해각서 서명은 두 나라 사업체 사이의 협력 증강을 위한 기본 틀과 관련한 것”이라며 “시 주석의 이번 방문으로 양국의 협력이 확고부동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전날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탈리아는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과 투명하게 경제 협력을 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탈리아는 중국의 확장 정책을 견제하는 서방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에 참여하려 하고 있다. 양국은 시 주석의 이탈리아 방문 사흘째인 23일 일대일로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뒤 양국의 정상회담이 유익했고, 광범위한 합의를 도출했다고 평가하면서 “이탈리아와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인프라, 항만, 물류, 해상 교통 분야에서 일련의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을 강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의식한 듯 “중국은 이탈리아와 일방적인 것이 아닌, 쌍방향의 교역·투자 관계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 주석은 “세계는 현재 격변기에 놓여 있다”며 “중국과 이탈리아는 평화를 지키고, 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두 세력으로, 중국은 공정함과 상호 존중, 정의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이탈리아와 협력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