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단독]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폐지' 투표 부쳤다 발 뺀 기재부

"어떻게든 세금 올릴 생각뿐"

냉담한 반응에 곧바로 삭제

기재부가 권익위의 국민생각함 사이트에서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 폐지와 관련된 투표를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국민생각함 캡쳐기재부가 권익위의 국민생각함 사이트에서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 폐지와 관련된 투표를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국민생각함 캡쳐






기획재정부가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유지해야 하는지 묻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가 돌연 중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주택을 ‘투기’로 규정해 보유세 등을 대폭 강화한 데 이어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폐지까지 꺼내들어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11일 기재부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생각함’ 사이트에서 ‘현행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유지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투표를 진행했다. 이 투표는 지난 5일 시작됐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2년 이상 보유한 9억원 이하 주택을 팔 때 비과세 혜택을 받는데 이를 폐지해야 할지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다.


기재부는 투표에서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양도 차익이 과도하게 발생함에 따라 현행 제도가 무주택자의 상대적 박탈감을 커지게 하고 다주택자와의 조세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국민의 주거 생활 안정을 위해 현행 양도세 체계를 유지할 것인지, 1가구 1주택 여부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양도 차익에 대해 양도세를 부과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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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에 참가한 이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총 326명이 참석해 90%가 넘는 298명(91.4%)이 현 과세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 참가자는 “가족과 살 집 한 채를 사도 그 집 가격이 오르기만 하면 세금을 폭탄으로 내야 하나. 말도 안 된다”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참가자도 “어떻게든 세금 올리려는 생각뿐이냐”고 비아냥거렸다.

국민생각함은 공공정책에 대한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참여형 온라인 플랫폼이다. 투표는 생각의 탄생·발전·완성이라는 3단계의 과정을 거쳐 정부 정책에 반영된다. 기재부가 진행한 투표는 생각의 탄생 과정으로 12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이날 삭제됐다. 이호근 기재부 재산세제과장은 “단순한 의견 수렴 차원으로 진행한 투표인데 혹시나 이런 정책을 추진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현재는 삭제했다”며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폐지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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