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미회담 목적은 핵전력국 위상 강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핵전력 국가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미국과 핵 담판에 나선다는 뜻을 군 간부들에게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7일 북한 내부 문건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를 비롯해 북한이 여러 차례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했던 것과는 반대로 내부적으로는 핵 능력 유지와 강화를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문건의 사실 여부 등을 검토해야 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날 VOA가 공개한 북한 내부 문건은 군 장성 및 장교용 ‘강습제강’이다. 지난해 11월 북한 조선노동당출판사가 발간했다고 표지에 적시돼 있고 12월 둘째 주까지 대대급 이상 단위에서 특별강습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단연 핵에 대해 기술한 부분이다. 강습제강은 “우리의 핵무력과 전략로케트들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에 의하여 드디어 가장 완전한 높이에서 완성됐다”며 “우리는 자타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세계적인 핵전략 국가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강습제강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당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결정될 미국과의 핵 담판의 결과가 무엇이든, 그것은 핵 무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세계적인 핵전력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는 최후의 결과를 얻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핵 군력을 튼튼히 틀어잡을 것”도 강조했다.

하지만 통일부를 비롯해 일부 전문가들은 “문건의 진위를 확인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을 보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문서 작성 형식을 볼 때 “진짜 문건이라고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북한의 모든 대외비 문건에는 표지에 ‘대내에 한함’ 또는 ‘당안에 한함’ 같은 문구가 반드시 들어가는데 빠져 있다”며 “장령 및 군관을 대상으로 하는 대외비 문건을 조선로동당출판사에서 발간했다는 것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건에는 ‘핵전력’과 ‘핵전략’이라는 용어가 혼재돼 있기도 하다.

한편 미국은 앞서 두 차례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에 대한 불신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3차 회담을 위한 군불을 때는 분위기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방송의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김정남의 미 정보국(CIA) 정보원설과 관련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대신 핵 협상과 관련해 “외교적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며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