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무면허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구속기소 된 뮤지컬 배우 손승원(29) 씨에게 항소심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죄인 ‘윤창호법’을 적용했다.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한 점 등이 고려돼 형량은 1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한정훈 부장판사)는 9일 손씨에게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죄와 도주치상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경우 처벌을 강화하도록 제정된 ‘윤창호법’이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죄다. 특가법상 음주 상태에서 차를 운전하다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최대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람을 다치게 한 뒤 도주까지 한 경우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때 유기징역의 상한이 없어 최대 징역 30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윤창호법의 취지다. 1심은 손씨의 혐의 중 위험운전치상죄는 무죄로 보고 특가법상 도주치상죄만 유죄로 인정했다.
반면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8월 음주운전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중인데도 12월에 또 사고를 냈으며 수사 초기에 다른 사람이 대신 운전을 했다고 허위진술도 했다”며 “다만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 다른 요인이 고려돼 양형은 1심과 같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시내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1% 상태로 운전하다 멈춰 있던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손씨는 이 일로 면허가 취소되고 수사를 받으면서도 지난해 12월 말 다시 사고를 냈다. 음주 상태로 부친 소유 자동차를 운전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했으며, 이 과정에서 중앙선을 넘어 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