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6일 미국 정부가 최근 대만에 F-16V 전투기 판매를 결정한 것을 두고 “대만의 분열주의 세력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라고 비난하며 중국의 편을 들었다.
북한이 전날 미일 연합훈련을 비판한 데 이어 연이어 미국의 군사행동을 문제 삼는 것은 북미 대화 재개를 앞두고 중국을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중미관계 악화를 촉진하는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 제하의 정세론해설에서 “대만을 불가분리의 영토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은 대만 문제가 자국의 핵심이익, 민족적 감정과 관계되기 때문에 외부세력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여 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이 “앞에서는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뒤에서는 행동을 다르게 하여 왔다”면서, 특히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으로 중미 관계가 더욱 팽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미국이 지난달 F-16V 전투기 판매를 결정하고 미군 함선과 특수작전기를 대만해협으로 통과시킨 일련의 결정들을 나열하며 “대만을 힘으로 지원해주겠다는 명백한 암시이며 중국에 대한 일종의 압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중국의 비난을 사고 있으며 중미관계를 악화시키는 촉매제로 되고 있다”며 미중 패권 전쟁의 책임을 미국에 떠넘겼다.
신문은 이어 전문가와 외신의 입을 빌어 “중국이 자기의 이익수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무력도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무역분쟁 등으로 대립되여 있는 중미관계가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으로 더 큰 곡절을 겪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북한의 대미 비난은 미국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앞두고 북한의 해킹그룹 3곳을 제재하며 강온 양면 전략을 펼친 뒤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이는 북미가 협상에 앞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에 나서면서도 한편으로는 북미 대화 분위기 조성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전현직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켈리앤 콘웨이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이 15일(현지시간) 이날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당신이 도널드 트럼프라면, (외교정책에서) ‘관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 일을 (전임자들과) 다르게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면, 한반도를 비핵화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 보다 나은 합의를 위해 다른 사람들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면, 왜 구태여 행정부 밖에서 보낸 70년간의 매우 멋지고 성공적인 삶을 포기하고 미국의 대통령이 됐겠는가”라고 평가했다. 이는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쳐 국무장관을 지낸 라이스 전 장관은 이날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십년 전에 다뤘던 일부 외교 정책 현안들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행정부가 그 문제들을 맡아온 데 대해 인정해야 한다”며 북한을 거론했다.
이어 “아무도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왔다”며 행정부가 북한과 관련해서 해나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