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명에 이르는 전·현직 대학교수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서울대와 고려대·연세대에서도 조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 모임(정교모)’은 19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수많은 비리를 가지고 국민의 마음을 낙망하게 만든 조 장관 대신 사회정의와 윤리를 세우며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새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조속히 임명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교모는 지난 13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시국선언문을 공개하고 전·현직 교수들의 서명을 받았다. 이날까지 전국 290개 대학 3,396명이 참여했다.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한 후 3년 만이다. 당시에는 2,234명이 참여했다.
김정탁 성균관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맹자는 정의를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이라고 했는데, 지금 정의를 수호하는 부처의 장관은 과연 부끄러움을 아는 분인지에 대해 모든 국민이 의아해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조 장관 임명을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 개혁, 검찰의 정치 개입 차단은 필요하다. 그러나 개혁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국민 모두의 동의를 끌어낼 때만 난제가 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서도 한날 동시에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조 장관 딸이 학부를 졸업한 고려대와 그가 잠시 대학원을 다녔던 서울대에서는 네 번째로 집회가 열렸으며 이번 논란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연세대에서는 처음 개최됐다. 연세대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집행부’ 측은 “부정한 자가 만든 개혁이 믿을 만한 것인지, 깨끗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조 장관이 주장하는 (검찰) 개혁은 그가 할 수 없고 그가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연세대와 고려대 집회 주최 측은 각각 200명 안팎이 이날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집회를 연 세 대학은 향후 조국 규탄 집회를 합동으로 열도록 전국대학생연합에 제안할 예정이다. /손구민·김지영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