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대표가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내년 이후 적용할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2차 회의 이틀차 일정에 들어갔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협상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국이 부담할 방위비 분담금 규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에도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 2차 회의 첫날 일정을 진행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1차 회의에서 탐색전을 마친 한미는 이번 회의에서 연내 타결을 목표로 본격적인 ‘밀고 당기기’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대폭 인상 요구로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직간접적인 주한미군 운용비용이 연간 50억 달러(약 6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에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공동안보에 무임승차는 있을 수 없다”는 발언을 해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대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50억 달러는 주한미군 인건비와 전략자산(무기) 전개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액수로, 한국이 이 돈까지 부담하려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까지 개정해야 한다.
현행 SOFA 규정으로는 방위비 분담금을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미군기지 내 시설 건설) △군수지원비(용역 및 물자지원) 등 3가지 항목으로만 쓸 수 있다. 전략자산 전개 비용 지원을 위해선 ‘작전지원’ 항목을 신설해야 하는데, 한국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이 확고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방위비 협상은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10차에 걸쳐서 우리가 유지해 온 SMA 틀 안에서 해야 된다”고 말해 항목 추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1조 389억원이다. 제10차 SMA 협정문의 유효기간은 올해까지로, 원칙적으로 연내에 협상이 마무리돼야 내년부터 11차 협정문을 적용할 수 있다.
/이신혜인턴기자 happysh040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