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속보] 고은, '성추행 폭로' 최영미에 손해배상 2심도 패소

法 "박진성만 1,000만원 배상"... 최영미, 재판 직후 "통쾌하다"

고은(왼쪽) 시인과 최영미 시인. /연합뉴스고은(왼쪽) 시인과 최영미 시인. /연합뉴스



고은(86) 시인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최영미(58) 시인과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도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3부(김용빈 부장판사)는 8일 고은 시인이 최영미 시인과 박진성 시인, 언론사와 기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고은 시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다른 사람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박진성(41) 시인만 고은 시인에게 1,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최영미 시인은 지난 1992~1994년 서울 종로 탑골공원 근처 주점에서 고씨가 자신을 성추행한 적이 있다고 지난해 언론을 통해 밝혔다. 최영미 시인은 2017년 9월 계간지 ‘황해문화’에 발표한 ‘괴물’이라는 시에서 고은 시인을 암시하는 원로 문인의 과거 성추행 행적을 고발한 적도 있다. 시에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최영미 시인은 직접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원로 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다고 밝혔고, 그가 술집에서 바지 지퍼를 열고 신체 특정 부위를 만져달라고 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박진성 시인은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서 최영미 시인의 말이 사실이라며 다른 성추행 의혹까지 추가 주장했다. 이런 주장들은 언론에도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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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확산되자 고은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직 등에서 사퇴했고, 지난해 7월 10억여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고은 시인은 최영미 시인의 성추행 의혹 폭로는 허위 사실이며 이로 인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이유였다.

1심은 최영미 시인의 폭로를 허위 사실로 판단하지 않았다. 최영미 시인과 박진성 시인의 주장을 보도한 언론사와 기자도 공공의 이익과 관련한 사안이었다며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2008년 한 술자리에서 고은 시인이 동석한 20대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박진성 시인의 주장은 허위로 보고 고은 시인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최영미 시인은 재판 후 “성추행 가해자가 피해자를 상대로 소송해서 건질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통쾌하다”고 말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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