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슈인사이드]제대로 알지도 모른 채…불법 스테로이드 약물, 일반인이 가장 많이 찾아

올해 불특정 일반인 대상 판매 규모만 약 9억 원

2010년 본격적으로 유통돼 매년 꾸준히 증가 추세

제도적 개선 필요한 현실, 판매단속과 처벌 강화 필요







먹기만 해도 몸짱으로 만들어준다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많이들 들어보셨죠? 다량 복용 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 반드시 처방전이 필요한 약물로 꼽히는데요. 하지만 이 불법 스테로이드 약물을 구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쉬웠습니다. SNS 검색을 통해 찾아낸 판매업자에게 카톡 하나 보내니 30분도 채 안돼 답장이 와 추천제품부터 복용법까지 상세히 알려주네요. 파는 것은 불법이지만 사는 사람은 전혀 문제가 없으니 걱정말라며 구매를 부추기기까지 하는 상황. 대체 불법 스테로이드 약물은 언제부터 이렇게 무분별하게 유통되기 시작한 걸까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운동량이 적어도 복용만 하면 뛰어난 근육 증가량을 보인다는 효과 때문에 보디빌딩계에서 이른바 ‘마법의 약’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보디빌딩 선수나 헬스클럽 트레이너 등에게만 암암리에 유통되던 불법 약물이 최근에는 일반인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건데요. 실제 검찰에 따르면 올해 약 9억 원 규모의 불법 스테로이드 약물이 불특정 일반인 다수에게 판매됐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법 스테로이드 약물이 이른바 ‘뷰티 대회’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2010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고 전합니다. 이런 ‘뷰티 대회’를 통해 수많은 스타급 트레이너와 여성 모델들이 배출됐는데요, 이 모습을 보며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완벽한 몸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게 됐고 극소수 보디빌더들의 전유물이었던 약물 요법도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는 거죠. 불법 약물은 젊은 남녀는 물론 청소년, 군인, 경찰, 청와대 경호부대까지 확산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브로커들도 호황을 누리게 됩니다.

그렇지만 약물 복용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야기합니다. 오랜 기간 복용할 경우 신체가 외부의 호르몬 주입에 익숙해져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죠. 우리 몸이 스스로 호르몬을 만들지 못하게 되며 고환 위축, 무정자증, 발기부전, 불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일반인들의 불법 약물 문제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실제로 올해 적발된 스테로이드 온라인 불법판매 사건만 해도 4년 전 대비 약 10배 증가했을 정도입니다.



특히 최근 불법 약물 판매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는데 한 관계자는 그 원인으로 지난 1월 시작됐던 ‘약투’ 운동을 꼽았습니다. 보디빌더 등이 유튜브 등을 통해 약물 남용의 참혹한 실태를 폭로한 것이 오히려 일반인들에게 약물의 위력을 홍보한 셈이 됐다는 지적이죠. 몸매를 완성하는데 약물이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눈으로 확인한 일반인들이 약물을 더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불법 스테로이드 문제. 대체 왜 근절되지 않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현행법의 허점을 꼽습니다. 브로커가 말한 것처럼 약사법상 불법약물 판매 및 유통을 제외한 구매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판매업자들 역시 적발될 경우 벌금 등 가벼운 처벌에 그치고, 적발되지 않을 경우 수입이 수천만원에서 억대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때문에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브로커 직업 전향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실제 불법 약물 추방 운동을 진행 중인 한 트레이너는 우리나라의 경우 판매단속과 처벌이 부족한 편이라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사회적 문제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강력한 처벌 규정이 마련돼야 할 때 아닐까요.
/이창호인턴기자 ch1105@sedaily.com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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