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LG 혈투에도...8K TV시장 뒷걸음

3분기 글로벌 판매 16% 줄어

전체 TV시장의 0.05%에 그쳐

"판매업체 적고 아직 비싼 탓"

콘텐츠 증가 등 생태계 확장세

장기적인 성장 기대감은 높아

***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자사 8K TV와 LG전자의 제품을 비교하면서 화질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자사 8K TV와 LG전자의 제품을 비교하면서 화질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 9월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전무)이 자사 8K TV와 삼성전자의 제품을 비교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지난 9월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전무)이 자사 8K TV와 삼성전자의 제품을 비교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가 8K TV 화질을 둘러싸고 치열한 혈투를 벌였지만 정작 8K TV 시장의 성장세는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논쟁이 8K TV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8K TV 판매량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8K TV를 판매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장기적인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내년부터 8K TV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늘고 8K 콘텐츠가 증가하는 등 8K TV 생태계가 커지면서 판매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전 세계 8K TV 판매량은 2만7,300대로 전 분기(3만2,500대)보다 16% 감소했다. 8K TV는 지난 2017년 4·4분기부터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올해 들어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1·4분기에는 1만5,100대 판매에 그쳤으나 2·4분기에는 두 배 이상인 3만2,500대가 팔렸다. 하지만 3·4분기에는 오히려 역성장을 했다. 특히 3·4분기 전 세계 TV 판매량은 5,480만대로 전 분기(4,771만대) 대비 14.9% 성장했지만 8K TV 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4분기 전 세계 TV 판매에서 8K TV가 차지하는 비중도 0.05%에 불과했다.


특히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에서 LG전자가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8K TV 화질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8K TV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에도 판매가 부진한 점이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IFA에서 자사 8K TV와 삼성전자의 TV를 나란히 전시해 삼성전자의 제품이 8K 화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기술시연회를 여는 등 계속해서 삼성전자를 공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초기 무대응 기조를 버리고 LG전자의 공격에 적극 반박하고 나서면서 8K TV 화질을 둘러싼 양사의 기술 논쟁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만 해도 업계에서는 양사의 8K TV 논쟁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은 LG전자의 8K TV 화질 문제 제기에 대해 “이슈가 있으면 시장이 더 빨리 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양사의 싸움이 8K TV 시장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8K TV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지 않는 것은 아직 판매 업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8K TV를 판매하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소니·샤프·TCL 등 다섯 곳뿐이다. 이중 TCL은 중국 내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콘텐츠 부족과 비싼 가격도 판매가 주춤한 이유로 꼽힌다. 올해 출하량 전망치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IHS마킷은 올해 8K TV 출하량을 총 16만7,000대로 전망했지만 3·4분기까지 누적 출하량은 7만5,000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8K TV 시장 확대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데다 내년부터는 중국 TV 제조업체들을 비롯해 8K TV를 판매하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점점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IHS마킷에 따르면 8K TV 출하량은 올해 16만6,700대에서 내년에 63만3,700대로 네 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매년 빠르게 성장해 오는 2023년에는 출하량이 303만9,600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